산행일자 : 2007.02.06
위치 :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산행코스 : 보광사 - 도솔암 - 앵무봉 - 보광사
1634년 주조한 보광사 범종과 조선 후기 편찬된 ‘양주목읍지’에는 각각 ‘고령산(高嶺山)’과 ‘고령산(高靈山)’이라 표기돼 있으나 ‘한국사찰전서’에는 두 가지 표기가 모두 실려 있다. 고령산은 계명산이나 개명산(開明山) 등 지도마다 다른 이름으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 산림청은 ‘고령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보광사는 서울(은평구 일대)에서 불과 30분이면 천년 고찰의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고령산(622m) 기슭에 자리잡은 보광사는 신라 진성여왕(894년) 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이라 전해진다. 당시는 국가의 비보사찰로서 한강 이북의 6대 사찰 중 하나였을 만큼 규모며 절의 위세가 대단했다고 한다. 고려 때인 1215년(고종 2년) 원진국사가 중창했고, 또 법민대사가 불보살 5위를 봉안했으며, 계속해서 1388년(우왕 14년)에는 무학왕사가 삼창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타서 폐허가 된 절을 뒤에 중건해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오다가 영조 때 대웅보전, 관음전을 중수하고 만세루를 창건했다고 한다. 이는 숙종의 후궁으로 영조 임금을 낳은 숙빈 최 씨의 묘인 '소령원'이 절 근처에 있어서 이 곳을 숙빈 최 씨의 원찰로 삼았기 때문이다. 효심이 지극했던 영조 임금은 절 안에 최 씨의 위패를 모셔 놓고 매월 친히 가마를 타고 됫박고개를 넘어와 제사를 드리곤 했다고 한다.
6·25사변 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이 곳은 이후 부속건물들을 새로 지었고 만세루를 해체, 복원했다. 단청이 지워져 고색창연함이 느껴지는 대웅보전은 통일신라 때 건축물로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모니불, 약사여래 아미타 삼존불을 비롯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의 협시보살과 영산후불탱화가 봉안돼 있다. 천정에는 동양화 기법으로 그린 화조화(花鳥畵)와 초충도(草蟲圖)가 있는데 이 같은 천정화는 그 유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보전과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만세루도 눈여겨 볼 만하다. 1740년 무렵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며 정면 9칸에 승방이 딸린 누각의 형태다. 건물은 'ㅓ'자 평면인데, 동서 'ㅡ'자로 놓인 큰 방채를 잇대어 막음하며 9칸의 승방이 남북 'ㅣ'자로 놓이는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다. 'ㅡ'와 'ㅣ' 가 맞닿는 부분에 대청마루를 놓고 건물 동쪽과 남쪽에 마루를 달았는데, 이는 왕실원찰이 갖는 기본적인 구조라고 한다. 영조 때 중창하면서 법당에 들 수 없는 상궁이나 부녀자들을 위해 이 곳에서 예를 올리게 한 깊은 배려가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만세루 마루 앞에 걸린 목어는 1913년 만세루 중수 시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며,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五蘊山中尋牛客 오온 산중에 소를 찾는 나그네가
獨坐虛堂一輪孤 텅 빈 집에 홀로 앉아 둥근 달을 바라보니
方圓長短誰是道 방원장단을 누가 말하였는가
一團火炎燒大千 한 덩어리의 불길이 대천세계를 태우는 구나 -용성선사-
전통찾집 '도솔천'
됫박고개는 뱀처럼 구비진 가파른 길이다
도솔암답게 오래된 소나무 한그루가 상징처럼 서 있다
이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한데 물어볼 사람이 없어 그냥 서성이다 돌아왔다
'애림'이란 말이 자꾸 호기심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