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7. 1. 24
위치 ;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산행코스 : 영각사 ~ 동봉(남덕유) ~ 월성치 ~삿갓봉 ~ 삿갓골재 ~ 황점 ( 12.3km)
겨울이면 상고대의 유혹에 끌려 어김없이 한번씩은 다녀가는 남덕유산이다
덕유/ 남덕유 어느쪽으로 갈까 고민할것 없이 종주하면 될일인데
삿갓재대피소 수용인원이 적아선지 생각한 날짜에 예약이 쉽지 않다
일단 올겨울 덕유산 종주는 기약이 없어 일부지만
아름다운 설경이 보고싶어 남덕유산으로 향한다
이래저래 덕유산은 봄철, 겨울철 한번이라도 건너뛰면
너무나 아쉬운 산이기에 그 산을 찾아가는 마음은
오랜 벗을 찾아가는 마음처럼 매번 설레게된다
들머리에서 영각공원지킴터까지는 0.4km, 거기까지 가는중에는
겨울 설경이라고 보기엔 바닥에 있는 잔설이 고작이다
조금 고도를 높여보면 달리 보일까 ...
영각공원지킴터
계속 올라가보는데
오늘 날씨가 올겨울 들어 최저기온임에도
상고대는 볼수가 없다
그럭저럭 발밑의 눈이라도 밟아보면서
겨울산행의 맛을 느끼며 오른다
영각재까지 올라가는중에는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등쪽엔 땀이 배어나는듯하다
계단을 오르고 나면 영각재...
중봉의 철계단이 남아있긴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각재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다
영각재를 지나니 이제부터 조망이 열리기 시작한다
늘상 보아온 산줄기라도 다시 보면 감회 새롭고 아니 멈춰설수가 없다
좌측 무룡산너머 숨어든 대간 자락은 겨울 설산의 모습이다
멀리 수도~단지, 가야산 자락이 비계산까지 이어지고...
상고대만 있었더라면 파란 하늘과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푸른 하늘만이라도 볼수 있어 너무 좋다
약간 당겨보자
수도, 단지 가야산능선 아래로
양각산까지는 드러나보이지만 흰더미산의 흔적은 아주 희미하다
남덕유의 철계단은 정상으로 가는 하늘 계단이라 생각하고
한발한발 조심스런 오름길에 오른다
하봉은 남령을 지나 수리덤 월봉산과 이어지니
남덕유에서 분기되는 진양기맥을 걷는 사람들은 이쪽 능선을 이용할것이다
하봉
멀리 지리산이 어른거리지만 아직은 더 시계가 맑아져야겠고...
월봉산 지나 황석 거망산의 구분도
줌으로 당겨봐야 확실해질것 같다
수도산에서 단지봉,가야산,매화산,비계산으로...그 우측으로 두무산 오도산, 숙성산이 이어지고
그 앞줄은 겹쳐져보이지만 보해, 금귀산, 박유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중간 우측으로 현성산,금원~기백산라인이 단정하게 산자락을 드리우고 있다
천왕봉이 아까보다는 더 선명한 라인이 그려지고
안보이던 반야봉까지 자취를 만들어낸다
이 아름다운 덕유 라인을 어찌 그리워하지 않을까...
오늘 산행은 저 삿갓봉을 지나 삿갓골재(▼)에서 황점으로 하산한다
대간 줄기는 우측 할미봉에서 깃대봉을 지나 영취, 백운산으로....
더이상 선명하진 않을것 같아
지리산 종주기억으로 더듬더듬 짚어본다
이쪽으로도 눈이 쌓여있을텐데
색감으로는 표가 나질 않는다
얼마전 다녀온 금남호남정맥이 지나는 산자락도
멀리서 다시 보게되니
뿌듯한 마음 감출길 없다
다행히 사람들이 적어
중봉의 철계단은 줄을 서지 않고 넘어간다
그래도 매서운 바람이 눈을 뜨지 못할만큼 불어오니 험란한 구간이 아닐수 없다
숨어서 안보이던 수리덤을 찾아본다
월봉산과 함께 산행하고픈 미답지라서 ...
광각으로는 구분이 잘 안되는 황석,거망산을 줌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 정상석 쟁탈전은 칼바람 속이라 더더욱 치열하게 여겨졌다
한명한명 인증하더니 삼삼오오 찍고, 단체찍고...
모 산악회가 정상석을 갖고 놓아주질 않아 어렵사리 찍은 정상석 인증이다
서봉
에스라인 그리며 남덕유로 달려오는 덕유능선...
남덕유 정상에서 내려와 월성치로 가는 급경사 내리막길은
아이젠도 안듣는 대책없는 길이라
엄청 버벅거리면서 진행중이다
이길 어딘가에서 나의 산벗은 작년 초에 다리가 부러져서
일년이 넘도록 산행을 못하고 있으니
이길을 지나는 나는 초긴장상태가 된다
월성치에서 많은 일행들이 황점으로 하산하고
또 몇몇은 삿갓골재까지 진행하여 간다
월성치에서 삿갓골재까지는 2.9km
월성치
월성계곡
가야할 삿갓봉
좌측이 하봉 그리고 영각재, 남덕유(동봉)과 서봉능선
삿갓봉은 숨어서 안보이고...
월성치(▼) 이후 오르고 내리며 줄기차게 진행해온 능선
시루봉, 명천안산... 이쪽 능선이 지나갈때마다 궁금하다
마이산이나 운장산, 구봉산은 멀리서도 자태가 눈에 익는다
각을 세운 높고낮은 능선을 따라 저만큼 걸어왔나 싶다
지나온 능선은 늘 길어 보인다는 것...
이제 삿갓봉에 올라선다
앞뒤로 아무도 안보이니 내가 어느정도 진행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월성치 이후부터 사람들이 뚝 끊겨버렸다
점심을 안먹고 진행해서 내가 빠른건지 아님 선두가 너무 빨리간건지,,,
암튼 하산 시간까지 맞춰갈수 있으니
삿갓봉에서는 편안히 사진도 찍고
여유를 즐겨본다
저아래 황정마을(O)로 내려갈일만 남았구나..
대피소가 있는 삿갓골재가 바로 발밑이다
설산의 수려한 능선이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금원~기백산과 황석~거망산, 월봉산 등등..오늘 참으로 많이 본 산자락들이다
그늘 속이라 그런지 삿갓봉에서 내려가는길은
더더욱 한겨울 풍경이다
삿갓골재에 내려오니 다른 일행들만 있을뿐
월성치를 지나 이곳까지 진행하겠다던 일행들은 보이질 않는다
삿갓골재
황점까지 4.2km
달빛이 곱다는 황점마을로 하산 완료
막상 하산하고 보니 선두팀이 안보인다
안보이는 정도가 아니고 30여분은 늦게 내려왔다
혹시나 힘이 남아 무룡산까지 왕복이라도 했나했는데
아마도 월성치에서 거한 점심을 먹었던 모양이다
사진찍는 시간도 감안해야하니 괜히 민폐될까
커피한잔도 못마시고 쓸데없이 부지런히 걸었나보다 ㅋ
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오면 난 늘 긴장한다
내 걸음이 빠르지 않은데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시간내 하산이 늦어질까 조바심이 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못믿는것이다
그 긴장은 대간길에서도 2년여 동안 매번
내려놓지 못했으니 엄청 소심한 여인인것은 맞는것 같다
개인산행이 마음 편하지만 제약여건도 만만치 않고
단체산행을 병행 하면서 하긴하는데
역시 내게 맞춤 산행은 가고 싶은 산 계획해서 언제든 개인적으로 갈수 있는게
제일인것 같다
그렇지만 맞춤 산행이 쉽지 않은것도
부정할수 없으니 참...
그저 산행할 체력만 유지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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