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4. 4.16
위치 : 전남 해남, 강진
산행코스 : 소석문 - 동봉 - 서봉 - 주작산(덕룡봉) - 작천소령 - 주작 공룡능선 - 오소재(약14km)
종주산행을 하다보면 거리에서 일단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주작~덕룡산의 경우는 산높이나 거리보단 실제 넘어가야할 암릉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그냥 무작정 장시간 걸을수 있으면 되는 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년전 남의 신기록에서 필받아 멋모르고 개인산행을 했다가 어찌나 힘들었는지
쉽게 재도전이 어려울줄 알았는데
이제 그 어려움은 잊은지 오래고 다시 종주 기회를 택하게됐다
어떤 산은 힘들어서 다신 가기 싫어 안가기도 하지만 주작~덕룡의 경우는
암릉이 주는 즐거운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운 산이기도하다
비단 이산만 아니라 설악이나 지리,덕유산 같은 곳도 몇번을 가도 힘들면서 또 가고 싶어지는 것은
바로 명산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다
05 : 30 , 이제 좀 잠이 올듯도 해서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도착이다
새벽산행은 늘 몽롱상태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일찍 동트는 시기이지만 아직은 어둠 속에서
소석문을 출발한다
몇해전에는 오늘 코스와 반대로 해서 소석문이 날머리 였는데 당시엔 이런 다리가 없던 때라
들머리가 새롭다
소석문 뒤로 석문산이 눈길을 끈다
아직은 잘 보이진 않지만 미답지인 만덕산과 연계산행할 기회가 올꺼란 즐거운 상상해보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노란 표시점에 차를 주차해두고 하산후 오소재에서 택시를 이용할 계획이다
들머리 진입후 얼마안돼서 밧줄 슬랩구간이 나오니 몽롱상태도 이제 끝이다
이구간을 지나면서 확실이 정신을 차려보고...
미명아래 첫 봉우리를 앞에두고 주위를 살피지만 어째 신통치 않을 기세다
산행시작후
30분도 채 안돼 날이 밝았지만 조망보긴 아닌 날씨가 예상된다
봉황저수지
저 멀리 동봉앞에 늘어선 암릉길....
좀 걸어야 되겠구나
매화말발돌이
워밍엎으로 쉬엄쉬엄 걷다보니 자잘한 봉우리들 서너개는 지나왔다
시야는 좀처럼 밝아지진 않으니 암릉길에만 집중하긴하지만 뭔가 좀 보여야지 지루하지 않을듯하다
거친 암릉길에 진달래 곳곳에 피어나면 얼마나 이쁘겠나
예년에 비하면 늦은 시기가 아닌데 올해는 모든 꽃이 발리 개화를 한편이라 이곳도
진달래 고운 자태를 보기가 어렵다
산행들머리를 오르면서 보던 석문산이 저렇게 작아진걸보니 한참 걸어왔음을 실감한다
동봉이 크게 손짓하고....
혹시나 일출을 기대했지만 기대가 너무 컸고,,,
연무인지 미세먼지인지 도통 시야를 방해하는 통에 좋은 경치를 만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저기가 동봉인가했더니 동봉은 그 너머에 있더라
진달래가 다 지고 있지만 간간히 늦둥이들이 남아있고 어디선가는 철쭉이 개화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까지 걸어온 아기자기한 암릉길은 맛보기에 불과하고
밧줄 구간을 통과하는 동봉 오름길부터 제대로 거친 암릉의 시작을 알린다
동봉과 서봉의 거리는 가깝지만 칼날같은 암릉이 있어
거리감이 느껴지는 구간이다
어둠 속에서 시작된 지나온 암봉을 돌아보니 오르내림이 잦았고
벌써 몇개의 암봉들을 거쳐왔음을 눈으로 확인하게된다
소석문을 출발한지 3km 지점에 있는 동봉 도착
2시간 남짓 걸어왔으려나...
대부분 2시간 이내로 도착한다더니 우리 일행은 여기서부터 시간이 늘어지고 있다
길어진 해를 핑계삼아 곳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다보니 그렇다
뾰족한 암릉들 사이마다 지나갈 통로는 길을 터주어 요리조리 암릉길 묘미를 즐길수 있다
동봉에서 가야할 서봉의 암릉이 공룡의 등뼈처럼 늘어서있다
크게 8개의 암봉을 넘어가는 덕룡산의 암릉구간에는 크고작은 침봉들이 늘어서 있어
결코 쉬운 걸음은 아니다
요소요소 안전시설은 잘되어있지만 방심하면서 갈수 없는 암릉이라
기본을 지키면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조망과 험준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산행길을 즐길수 있다
코앞에 있는 서봉을 가기엔 평지가 아닌지라 거리가 쉽게 좁혀지질않는다
둥근바위는 찾아보기 힘들고 죄다 뾰족뾰족 날을 세우고 있다
돌틈에 핀 진달래가 만개했을땐 얼마나 눈길을 끌었을지...
서봉 가는길 지나온 동봉도 돌아봐주는 센스..
개인적으로 바위에 붙은 안전시설중 금속부착물이 제일 불안하다
특히나 우중이나 눈이 올때는 오히려 더 위험한 경우가 많다
동봉을 내려와 또 작은 바위들을 오르락내리락..
동봉에서 서봉 가는길은 그래서 거리대비 시간이 걸린다
서봉에서 지나온 능선 조망
서봉에서 바라본 진행방향 가야할길은 구비구비펼쳐있지만 주작산 덕룡봉까지고
이후 주작공룡능선을 넘어가는 길이 좀처럼 쉽지 않은 길임을 감안하니 정말 갈길 까마득한 싯점에 있다
덕룡산의 마지막 암봉을 지나 그 뒤로 주작산 ,두륜산까지 넘실거린다
해남의 만대산 금강산도 미답지이니 저곳에 가서 이쪽편을 굽어보는 일이 얼마나 근사할지
발은 덕룡산에 있지만 마음은 그쪽을 그려보고 있다
남주작산이라고도 하는 원래의 주작산은 좌측에 보이는 완만한 산인데 우리가 종주길에 가는 덕룡봉 정상이라고하는 주작산은
조금 해발고도가 높아
주작산 정상으로 대접을 받는것 같다
다시 동봉에 눈길 한번 더 주고 서봉을 내려온다
덕룡산 상봉까지는 비교적 침봉들이 없는 순탄한 길로 보인다
서봉 주변으로 탄 냄새가 계속 나더니 불탄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아마도 산불이 며칠전에 일어났던것 같다
암릉길이 아닌 육산이었다면 더 피해가 컸을텐데 다행히 쉽게 옮겨붙지 않아 큰 화재는 모면했나보다
어찌나 쉴새없이 암릉길만 걸어왔던지
처음으로 편안한 능선길을 만나니 심신의 긴장이 풀리는것 같다
그 편안한 능선길 한켠에서 점심을 하고 기암들이 줄선 닥룡산의 마지막 암봉들을 향해
다시 여장을 갖춘다
아직 반도 안 온 상태라 생각하면 발걸음을 서둘러야한다
이 무슨 바위인고....백주 대낮에 ..ㅎㅎ
서봉 가운데를 타고 내려오면 잠시 흙길이 나타나다 다시 암봉을 오르게된다
지나온 서봉
편안길도 잠시 바로 이어지는 암봉들..
만대산 금강산이 이제야 제대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 위압적이지 않은 능선이 해남으로의 발길을 유혹한다
강진만으로는 해무까지 겹쳤는지 시야가 더 혼탁하다
어느 바위를 보든 여간 뾰족한것이 아닌...
장흥의 산군들이 저 어드메쯤 있지 않을까..
너울너울 넘다보니 어느새 서봉 동봉과도 멀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용아봉이라고 하던데...
이게 덕룡산의 마지막 봉이 될듯하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