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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태산

산과 여행/강원도

by 여정(旅程) 2017. 2. 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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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17. 2. 3

위치 :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방동리

산행코스 : 휴양림 ~ 매봉령 ~ 구룡덕봉 ~ 주억봉 ~ 휴양림 (약13km)

 

 

 

 

 

 

 

 

 

요즘들어 강원도엔 폭설소식이 잦았기에 공단에 전화로 확인을 하고

겨울 방태산을 찾는다

방태산은 나를 그리 반겨주는 산이 아니었다

한번은 폭설이 내려 왔다가 산행시작도 못하고 돌아가고

또 한번은 미산리에서 깃대봉만 겨우 올랐다 역시 폭설로 다시 빽...

 

그래서 겨울 방태산 산행은 변수가 있으리라 생각을 늘 하게된다

초입의 적설량을 보니 오늘은 그 걱정이 기우일것같단 생각이 들지만..

 

 

스패치 할만한 눈도 아니어서

다른 일행은 그냥 산행을 시작한다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이 안놓여 아이젠은 물론 스페치까지 복장을 갖추고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길도 좋고 적설량도 많지 않으니

사브작거리며 느긋하게 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겨울 방태산에 사람들이 하나도 안보인다

방태산의 명물 이단폭포는 꽝꽝 얼어붙어 형체가 안보이고

적가리골은 사람도 없어 조용하다

 

 

 

 

 

 

 

 

탐방로 시적과 종착지점이 되는 삼거리 도착

매봉령으로 갈까 주억봉으로 바로 올라갈까하다

매봉령쪽으로 낙점하고 진행한다

 

 

 

 

 

 

 

 

삼거리 지점에서 정상 한바퀴 돌아나오는 거리가 10.2km 다

 

 

 

 

 

 

 

 

초입은 산책길같은데다 눈까지 적당히 있어 편하게 가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적설량이 예사롭지 않단 생각이 든다

발자국이 점점 끊기다말다 하지만 아직까진 흔적이 있어 별 걱정없어보인다

 

 

 

 

 

 

 

그런데 매봉령에 인접하면서 잘 보이던 길은 감쪽 같이 사라지고

묵은 눈은 버석거리면서

한번 빠지면 발이 잘 안나오고 점점 눈의 깊이가 더해간다

이 구간은 경사도가 심해서 그냥 오르기도 버거운데 

러셀까지해서 가려니 진행여부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들이 매봉령까지 안올라오고 중간에서 돌아나갔단 생각이 든다

우리 일행은 어째야하나...

 

 

 

 

 

 

 

 

 

스패치를  나만 했기에 러셀을 자연스럽게 하게됐는데

내가 괜찮다고 하면 될거 같아서

일단 매봉령까진 어찌한들 왔으니 구룡덕봉까지라도 가보기로 한다

 

 

 

 

 

 

 

매봉령에 도착하니 일단 바람이 불어 눈이 쌓일틈이 없었는지

바닥도 드러나보이고 여태 온길보다 비교도 안되게 이제 길이 열린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몇발자국 가지 않아 다시 길은 눈으로 덮혀

러셀이 시작된다

 

 

 

 

 

 

 

 

한창 감상에 젖어 있을 나이엔 깊은 산속에서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혼자 밟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건만...

언제 내린 묵은눈인지 발 한번 옮겨가기가 쉽지 않다

 

중간중간 한번씩 헛디디면 넘어져서 일어나기도 버겁고

그만 돌아가는게 맞는데 하면서도 "조금만 더" 하면서,,,

여하튼 구룡덕봉이 목표니 가보자는거다

 

 

 

 

 

 

 

 

 

 

 

 

 

 

 

 

 

걷다가 발이 빠지만 나오기가 힘들만큼 깊은 눈이 쌓인곳은 

 두팔을 짚고 무릎으로 기어갔다

눈이 생각보다 딱딱하게 굳어있어서 

내가 올라가도 무너지지 않으니

아주 깊이 쌓인 응달쪽에선 그방법으로 얼마간 진행했다

 

 

구룡덕봉 0.7km 남은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

사람 발자욱은 없고 오프로드 차량이 지나간 흔적만 깊게 남아있다

 

 

 

 

 

 

 

 

 바퀴자국으로 길도 나있고 계방산도 보이고  이제 고생 끝...

 

 

 

 

 

 

 

그러나 얼마 안가서 바퀴흔적도 사라진걸보니 올라가다 돌아나간거 같다

또 저길을 헤치며 가야하나싶은데 이젠 돌아가려해도

내가 걸어온 발자국 다시 따라 밟은들 쉬운일이 아니다

발 빠지면서 온길이라 여전히 한발한발 옮겨가기가 어렵다는거다

 

 

 

 

 

 

 

 

이게 다 길인데....

 

 

 

 

 

 

 

임도 위로도 길이 있어 그길로 지나간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눈으로 작은 산이 만들어져있다

정말 한번 빠져보니 묻힐것 같다

 

 

 

 

 

 

 

 

오늘따라 설경 좀 찍어보겠다고

무거운 데세랄 카메라를 들고 왔다

 허우적대는 와중에도

설악이 보이니 당연히 사진은 열심히 찍어야하고....

 

 

 

 

 

 

 

 

오대산도 ....

 

 

 

 

 

 

 

 

또 계방산도...

 

 

 

 

 

 

 

 

 

 

 

 

 

 

이제 구룡덕봉이 몇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눈이 언제 그렇게 많았냐는듯

발자국들이 많이 나있다

 

도무지 알수가 없는 상태다

중간에 길이 없었는데 왜 여긴 있는건지...

 

 

 

 

 

 

 

 

 

 

일단 눈에 들어오는대로 지난 대간길을 그려본다

 구룡령에서 약수산 ,응복산, 만월봉으로 이어지고

신배령을 지나 두로봉으로 이어져가던...

 

 

 

 

 

 

 

 

 

 

 

 

 

 

 

개인산 ~ 침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구룡덕봉 목책길이 나오면서 이제 정말 살것 같다라는 안도감이 든다

대신 없던 칼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긴 하는데

정상적으로 걸을수 있다니 다행이란 생각이다

 

 

 

 

 

 

 

 

적가리골 너머로 설악, 점봉, 가리산..

설악과 점봉산을 지나 단목령, 북암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따라가본다

 

 

 

 

 

 

 

 

 

눈밭의 수리취가 설악을 배경으로 서있다

올려 찍으려고 눈밭에 엎드렸다 정말 파묻혀서는...

등로밖은 함부로 밟을일이 아닌가보다 

바둥거리며 겨우 일어나는 내 모습 누가 볼까 싶었다 ㅋ

 

 

 

수리

 

 

 

 

 

 

 

 

 

 

 

 

 

 

 

 

 

 

 

 

 

 

 

 

 

 

 

아무리 길을 살펴봐도 이길을 한두사람이 다닌 흔적이 아닌데

왜 아래쪽은 길이 사라진건지 모르겠다

아마도 바람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설중매 처럼 이쁘진않지만

금빛 수리취의 자태에도 자꾸 시선이 간다

 

 

 

 

 

 

 

 

 

 

 

 

 

 

 

 

지나온 매봉령과 임도에서 올라온 길....

 

 

 

 

 

 

 

 

 

적가리골의 주름이 가리비를 연상시킨다

 

 

 

 

 

 

 

 

 

 

 

 

 

 

주억봉

 

 

 

 

 

 

 

아래골짜기는 어두원골

 

 

 

 

 

 

 

 

 

 

 

 

 

 

 

한강기맥 두로령에서 운두령까지...

 

 

 

 

 

 

 

 

 

매봉령 너머 대간길은 다시 조침령에서 갈전곡봉으로 이어지고...

 

 

 

 

 

 

오늘 같이 눈이 많을때에는

주억봉 뒤로 가려진 배달은석,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겨울에 가기엔 어려운 일 같다

 

 

 

 

 

 

 

 

구룡덕봉에서 보는 주억봉은 거리상으로는 1.8km,

거짓말처럼 길이 뚜렷이 나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다

최악의 경우 되돌아나간다는 가정보다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직도 미스테리한게 이렇게  잘 나있는 길이

왜 매봉령 이전부터 길이 사라져 그 고생을 했을까하는...

 

 

 

 

 

 

 

 

 

 

 

 

 

 

 

 

 

 

매봉령지나 구룡덕봉에서 지나온 능선

 

 

 

 

 

 

 

주억봉 삼거리 지점에서 주억봉을 찍고 다시 내려와

휴양림으로 하산예정이다

삼거리 지나면서 다시 발자욱이 지워져 있어

사실은 더는 올라갈 마음이 나지 않을정도다

고지가 바로 100m 코앞이지만

이곳 삼거리에서 얼른 휴양림으로 하산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주억봉 삼거리

 

 

 

 

 

 

 

 

여태도 왔는데 정상을 버리고 간다면 안 될말이고

열심히 남은 힘을 다해서 치고 올라왔다

 

 

 

 

 

 

 

 

 

 

우측 구룡덕봉에서 매봉령 능선...그리고 적가리골

 

 

 

 

 

 

 

 

 

 

 

 

 

 

 

 

 

 

 

 

게만 생각했던 주억봉까지의 여정이

오늘은 정말 힘들었다

 

 

 

 

 

 

 

정상에서 주변을 살피고 여유를 부릴새도 없는게 바람도 강해지고

연무로 흐릿해져가고 있기에

그야말로 정상석 인증만 남기고 다시 삼거리로 내려간다

 

 

 

 

 

 

 

 

 

 

 

 

 

 

 

 

 

 

 

 

 

 

지나온 매봉령~ 구룡령 능선

 

 

 

 

 

 

다시 삼거리로 턴...

하산할 길을 살핀다

헉!!!

또다시 길은 안보이고 발을 내딛으니 허벅지까지 빠진다

두세걸음 내딛어보니 더럭 겁이난다

4,2km나 남았는데 이러다 날 어두워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적어도 며칠간은 이곳을 왕래한 흔적이 없는 것이다

초반에 러셀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시간도 많이 늦어진데다

적설량이 많아 발은 물론 스틱도 쉽게 활용을 못하겠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그야말로 물 속을 하우적대듯 10여분을 내려오니

간간히 발자국인듯한 흔적이 보인다

조금씩 아래도 내려가면서 발빠지는 깊이도 얕아지고

밧줄이 매여있어 이제 살았다 싶다

짐작컨대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르려다 그만두고 계곡까지만 왔다가 간것 같다

계곡에 내려오니 확실한 사람들 발자욱이 있다

 

 

 

 

 

 

 

 

 

 

이렇게 아래 계곡은 평온하고 운치가 있는데

산꼭대기에는 무섭도록 깊은 눈과 정적만 감돌다니,,,,

겨울산은 정말 쉽게 보면 안되겠다

 

 

 

 

 

단순코스라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러셀까지 해본 산행이다

눈속에서 어찌나 허우적거렸는지

하산하니 팔을 들을수가 없다

 

겨울 방태산에서 눈때문에 두번이나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도 굳이 찾아오는 이유는

한번도 제대로 방태산을 흡족하게 즐겨보지 못한탓이리라

아직 내가 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아직 모르겠으니

또 오게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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