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 07
강화는 가끔씩 홀연히 차를 몰고 가는 오래 알고 지낸 나들이 길이다
며칠전 부터 왜 자꾸 전등사를 가보려했는지 까닭은 모르겠다
생각없는 아침을 거르긴했지만 길 떠나면 어디가서 혼자 먹자고
들어가기도 그렇고 차안에서 먹으려고 아점겸 김밥 한줄을 샀다
생수도 사는건데..
두어개 집어먹으니 팍팍해서 더는 못먹겠다
집도 절도없이 나온사람처럼 참...
슬슬 차를 몰아 도착해보니 평일임에도 전등사 초입 주차장부터
인파가 밀려있었다
이른아침이고 날씨도 청명한 날은 아니어서 사람들 거의
없으려니 했는데 예상 밖이다
어디서 온 차량인지 관광버스만 대여섯대에 그 안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만만치가 않아보인다
게다가 승용차들까지.
그 곁으로 차를 대려다말고 다시 차를 돌려 정수사로 향한다
갈때마다 정수사는 사람으로 붐비는 적이 없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 혼자 경내에 앉아있으면 스님의 눈에라도 띌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오늘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들을수 있으려나..
광성보 가기전에 오두리란 곳에서 잠시 차를 세워두고 쓸쓸해 보이는 풍경을 담아본다
흐릿한 날씨지만 비나 눈이 올것 같지도 않은 그런 날이다
정수가 못미쳐 무심코 지나던 길인데 유심히 살펴 본건 처음이다
천연기념물로 까지 지정된 탱자나무라니 멀리서 보면 두그루인것 같은데
같은 나무에서 굵은 가지를 늘어뜨려 그렇게 보였나보다
가시많은 탱자나무. 그많큼 열매도 많이 열었겠지..
속리교 대신 오르는 계단이 있어 한발한발 속세와 멀어지고자 짐짓 무거운 걸음을 옮긴다
양옆으로 도열한 나무들을 일부러 스치우며 걸어가는 자취를 알린다
이 무슨 쓸쓸한 짓인가
여전히 조용하고 단아한 산사의 풍경이다
이런 산사에서 새벽아침을 맞고 싶은 동경이 늘 나에겐 떠나지 않는다
새벽에 눈을 떠 스님의 염불소리 들으며 맑은 차 한잔 마시고 싶다
정말 그러고 싶다
오늘도 풍경소리는 울리지 않는다
기다려도 오지않을 사람을 그리듯 한참을 앉아서 그곳을 바라본다
풍경은 꿈쩍도 않는데..
고목들의 모습이 너무 정정하여 고고한 기품마저 엿보인다
벌거벗은 진실조차 아름다울수 있는 자연의 오묘한 진리가 어리석은
중생의 마음에 죽비소리를 울려준다
잠시 경내를 돌아 다시 내려오는 발걸음이 여전히 무겁다
사바의 번잡함을 하나도 내려놓지 못하고 그냥 가는길이 아쉬울뿐이다
언제 포장공사를 했는지 정수사 올라가는길이 말끔히 정비가 되었다
교행이 어려울만큼 좁은 길이기도 했지만 흙길이라 산사로 가는
운치는 포장전이 더 있어보였다
여전히 좁은 길이어서 혹시나 내려오는 차를 만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올라갔는데 다행히 교행할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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