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5. 12. 6
위치 : 전북 고창군 신림면, 전남 장성군 북이면
산행코스 : 장성갈재 ~ 쓰리봉 ~ 서대봉 ~ 연지봉 ~ 봉수대 ~ 방장산 ~ 억새봉 ~ 벽오봉 ~ 갈미봉 ~ 양고살재
방장산은 백성을 감싸줄만큼 산이 넓고 크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반등산이라하여 반밖에 오르지 못할만큼 산세가 험하고 깊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그런 연유로 한때는 도적들의 소굴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전해지나
실제로 산행 등로는 유순하다
호남지역의 지리산, 무등산과 더블어 호남의 삼신산이라 불리어지는 방장산은
영산기맥의 일부구간을 이루고 있다
호남정맥에서 가지를 친 영산기맥은 입암산을 시작으로 최고봉인 방장산을 지나
목포 유달산까지 이어진다
산행은 장성갈재에서 출발한다
장성갈재는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경계지점에 위치한 1번국도상의 옛고갯길이다
장성갈재에서 도로 건너편 조국통일기원비를 등지고 차량 차단막이 놓여진 곳에서 출발하면
100m 지점에서 우측 산길로 진입하게된다
쓰리봉까지 가는 등로는 처음엔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면서 점점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진다
쓰리봉 가기전 석축지대 511봉
가파른 길이 시작되면서 눈길이 시작되고...
눈밭에서 푸르른 산죽을 보니
주변 공기마저 상쾌해지는듯하다
등로를 살짝 벗어나 우측으로 있는 전망바위
조망바위에 별 생각없이 올랐는데 어마어마한 조망을 선사해준곳이다
몇해전 왔을때 날씨가 좋지 않아 그냥 지나간 곳인데 ...
아래 몇장의 조망 사진들은 조망바위에 올라가 본것들이다
내장산일대...
얼른 눈에 들어오는 산 능선너머로도 아주 희미하게 추월산과 지리능선이 넘실댄다
내장산과 백암산을 더 살펴보고...
가인봉 뒤로 담양의 추월산도 더 가까이 불러본다
추월산 좌측 뒤로는 구름속에서 지리능선의 반야봉이 봉긋하다
바로 아래는 곤모봉 능선이 길게 늘어서 있고..
멀리 보이는 병풍지맥과 그너머로 무등산을 당겨와본다
가운데 한재를 두고 병풍산과 불태산이 보이는데
불태산은 이름만 들었을뿐 멀리서 눈길만 보낸곳이다
선답자의 답사기로 구경해보니 급 구미가 땡기는 곳이라 어찌해서든 가볼 요량이다
정읍들판으로 입암 저수지와 아스라히 섬처럼 떠있는것이 어딜까...
일단 최대로 당겨서 디카에 모셔놓고 보자
카메라에 잡힐때도 몰랐는데 집에와서 컴으로 확대해보니
모악산(좌)과 운장산(우)이었다
좌측 하단으로 산행출발점인 장성갈재와 511봉을 짚어보면서
조망바위에서의 안구정화의 시간을 마무리한다
어느 지도에선 써래봉이라고도 하던데...
참으로 뜬금없는 이름이다
이곳에서 변산지맥이 분기되어 변산반도 끝까지 이어진다
호남정맥에서 분기된 영산기맥은 장성갈재를 지나 쓰리봉에서 다시 변산지맥하나를
가지치게된다
대간, 정맥, 지맥, 기맥 등등을 속속들이 찾아다니는 산꾼들이 경외스러울뿐이다
얼치기는 그저 책상머리에서 눈요기만 하게된다
오랜만에 산친구와 안내산악회에 동행하고자 신청했는데 갑작스런 발병으로 불참하고
혼자 하려니 겨을바람이 더 춥게 느껴지는 산길이다
예전엔 혼자도 자주 산행했는데 요즘은 그런 열정도 식어
친구따라 강남가듯이 산행을 가는것 같다
혼자 걷는길 길도 편안하니 무념무상도 좋고...
가끔은 트이지 않은 시야에도 뭔가 보일까 싶어 기웃거려본다
고창 들녘을 지나 선운산은 나무에 가려져있고, 경수,소요산을 지나는 경수지맥과
곰소만 우측으로 길게 변산반도도 일부 짚어진다
변산의 최고봉 의상봉과 소뿔바위봉에도 눈길간다
구름에 잠길듯 사라지지 않는 무등산을 다시 확인하고...
좌측으로 수도제가 보이며
양고살재로 이어지는 임도와 멀리 영산기맥으로 이어지는 축령산도 바라본다
가야할 방장산 능선이 진행하면서 점점 시야를 넓혀나간다
방금 내려온 쓰리봉
산허리를 도는 임도가 10여킬로가 넘는다니
자전거족들도 방장산을 많이 찾을것 같다
쓰리봉에서 분기한 변산지맥은 수산을 지나 변산반도를 향해 갈것이고,
수산 너머로는 경수지맥이 서해바다 어디쯤에서 바다에 잠길것이다
지나온 쓰리봉
이번엔 정읍쪽으로 우측에 두승산이 보인다
호남정맥에서 영산기맥이 갈라지고 여기서 변산지맥으로 가지를 치면서 두승지맥이 다시 분기된다
비산비야처럼 보이는 구석구석의 맥을 찾아서 가는 사람들은
실핏줄처럼 갈라지는 여러지맥들까지 어찌 그리도 잘 찾아다니는지...
길게 늘어선 변산반도를 이제서야 한눈에 보게된다
동쪽의 내륙쪽은 조망이 좋았는데
같은 날씨에도 서해바다쪽은 이렇게 시야가 흐린게 이상하다
살방살방 유람하듯 걷는사이에 뒤를 돌아보니 제법 봉우리들을 넘어왔다
장성갈재에서 임도로만 지나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보고...
넓은 헬기장으로 된 봉수대엔 식당이 차려져 시끌시끌이다
빵하나와 커피만 들고왔으니 어디 구석에서 조용히
가서 먹어야 겠다
봉수대에선 가야할 방장산 정상부가 엎어지면 코닿을듯하다
방장산 우측편으로 헹글라이더장이 있는 억새봉이 기대된다
몇해전왔을때 본 장면들이 떠올라 오늘도 즐기려는 사람들이 나왔나 싶기도 하고,,,
방장산 정상을 향해....
신림제와 경수지맥
돌아보니 봉수대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었네...
시간이 흘러가니 병풍지맥 뒤로 무등산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방장산 정상부는 그야말로 넉넉하고
여느 정상부처럼 발품의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하진 않는 후한 인심을 가졌다
좌측으로 수산 우측으로 두승산
지나온 능선과 방장산 정상 표시목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정상부에 아무도 없으니 모처럼 여유롭게 정상 인증을 해본다
방장산 정상부를 지나 내려오면 조망 나무 데크가 하나 있는데
거기도 식사팀들이 다 차지하고 있어 겨우 사진한장 얻고...
영산기맥이 양고살재를 지나 솔재 축령산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쫒아가본다
하단의 원안은 휴양림이다
억새봉 우측은 우회할 신선봉이다
이젠 흔적없이 사라진 무등산을 확안하고...
고창고개
고창고개를 지나 좌측에 임도를 가까이두고 소로를 따라 억새봉까지 간다
신선봉(큰솔봉)을 우회해서 돌밭길을지나고 나면 억새봉에 도착한다
억새봉
행글라이더장이기도 한 억새봉에서 너른 고창들판을 바라본다
중앙의 신림저수지
시계가 좋으면 곰소만과 변산반도가 뚜렷할텐데...
같이 온 산악회 일행들은 점심식사가 길어지는지 억새봉에 올라
충분한 시간을 갖었는데도 만날수가 없다
안내산악회는 걸음이 무척 빠르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여유롭게 진행하는것 같아 부담이없어 좋다
방등산가는
백제시대 방등(장)산 도적에게 붙잡혀간 여인이 자기를 구하러 오지 않는 남편을
원망하며 불렀던 노래라고한다
이런걸보면 방장산이 도적때들의 은거지였단 설이 맞는것 같기도 하다
방장산에서 고창고개를 지나 지나온 자취들 보면 참으로 유순한 길로 보이는데
도적들이 은거지로 삼을만큼 산이 깊었다니 언뜻 수긍이 되질 않는다
축령산(문수산)을 지나는 영산기맥
고창읍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면서 커피도 한잔마시고...
안내산악회임에도 이런 여유시간을 가질수 있다는게 좋다
공설운동장이 우측에...
억새봉에서 몇발자국 내딛으면 벽오봉
양고살재는 임공사쪽으로...
하산지점인
양고살재는 좌측 나무로 가린 지점
방장사 대나무숲이 눈을 맑고 시원하게 해준다
양고살재로 빠지기직전 암봉 중턱에 자리한 방장사
시간적 여유도 있으니 한번 올라가본다
대웅전에 문이 굳게 닫혀있고 인기척이 없어 발자국 소리내는것이 송구할만큼 조용한 산사다
양고살재는 병자호란때 고창 출신 무장 박의(朴義)가 청나라 장수
누루하치의 사위인 양고리를 살해했다는데서 이름이 붙여진 곳이다
양고살재
하산을 마치니 아무도 없고 일착으로 내려왔다
다들 어디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까...
나같이 만년 후미에서 머물던 사람도 여유롭게 하산하여 일착이라니
참 느긋한 안내산악회라서 정이 간다
이후 고창 읍내로 가서 식당을 갔는데
역시 전라도 식당 대단하다
굴비백반에 나온 반찬만 20여가지가 된다
그것도 하나같이 맛있는것으로,,,
산행출발은 같이 하려던 친구가 불참해서 풀죽었는데
막상 산행을 시작하고나선 나름 알찬 시간이었다
여유자적 조망도 만족스럽고 하산해서 맛있는 음식까지..
'별기대 없음'이 주는 반전 효과에 만족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