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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수락산

산과 여행/서울·경기

by 여정(旅程) 2006. 3. 1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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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6.03.12

 

산행코스 :불암동-불암산정상-덕능고개-수락산정상-수락계곡

불암산

 

불암동 입구에서 쳐다본 불암산 정경은 듬성듬성 드러난 암벽이 귀동냥으로 들었던 리찌를 연상시킨다

오늘따라 꽃샘추위가 몰려와 바람까지 거세니 가벼운 리찌라도

가능할까 싶다

불암산의 칼바람소리에 시작 부터 몸이 굳어지는것 같다

좀처럼 산을 내어줄것 같지 않은 바람을 탓하며 주변경관을 보기보단

그저 고개 푹숙이고 무표정하게 얼마를 걷는다

처음 가보는 산의 설레임도 이런 매서운 날씨에는 더이상 흥을

돋우진 못한다

걸으면서 혼자 속으로 "불암산의 바람소리"만 계속 새겨둔다

 

눈앞에 사진에서 보이는 암벽이 나타나고서야  추위를 잠시 잊는것 같다

일단 장갑을 벗고 조심조심 한발을 내딛는데 긴장한 탓인지 손이 시려운것도 모르겠고 재빠르게 반동을 줘서 올라가야한다는 생각만 든다

스릴과 두려움이 바위를 붙어 걸어간다는 짜릿함을 위협한다

아마 리찌란게 그런 짜릿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자꾸 하고

싶어지는건가보다

불암산엔 그런 리찌할곳이 여럿있다

크게 우회하지 않고 해보려고 용기를 있는껏 내어본다

속으로 어느정도의 위험을 허용해야할지 가늠해보는 갈등의 연속이다

앞으로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시도해보자 자꾸만 나를 토닥인다

그래도 앞서가는 사람들이 해보는건 다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

리찌초보의 조급함이라 쉽게 포기가 안된다

그렇지만 확실하게 자신없는 두어 군데는 우회했다

날 좋은날 다시 오게 되면 아마 오늘보단 더 수월할거란 생각을하고

남의 걱정을 사는일은 시도하지 않았다

불암산은 리찌에 열중하다 보니 정상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도달하게 된다

백운대 태극깃발처럼 이곳 정상에도 매서운 바람에 홀로 펄럭이고 있다

멀리서 까마득히 보이던 정상에 올라 다시 지나온 길들을 내려다본다

왜 그렇게 산에 오르려하는지 정상에 발딛고 서서 생각해보면 7부 능선쯤

올라오는 사람들보다 크게 행복할일도 아닌데 죽겠다고 또 오르게 된다

유쾌한 중독이 아닐수 없다

 

수락산

 

불암산과 수락산은  도로위로  다리가 연결되 있어 그것만 건너면 곧바로

이어진다 (이곳이 아마 덕능고개인듯)

그래서 2개의 산을 동시에 완주하는 산행코스를 잡았나보다

불암산에 리찌할만한 바위가 많은것에 반해 수락산은 꾸준히

걷기만 하는 산세이다

정상근처에 조금 오르기 힘든 바위가 있어 우회하거나 약간의 리찌가

가능한데 욕심은 났지만 시도하지 않고 안전한 길을 택해 간다

수락산 정상의 깃대는 사람들이 하도 붙잡고 올라간탓인지 쇠파이프가

흔들거려 조금만 더 사람들 손이 닿으면 끊어질것 같다

깃발이 있는 좁은 정상 바위까지 오르는데는 누군가 발을 받쳐줘야

오름이 가능할것 같다. 내려올때 다리가 짧은 나는 더더욱 도움이

필요하고..

기어코 그 좁은 바위에 기쓰고 올라가 사진을 찍는데 바람의 절정은

그때였나보다

정말 혹시라도 몸이 공중에 뜰까 제대로 서있지못하겠다

 

 

 

동막골로 하산하기엔 시간이 늦을것 같아

수락계곡쪽을 택해 하산한다

쇠줄 난간이 계속 이어져있어 안전장치가 되어주긴하지만

바람때문에 하산길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바닥이 돌로 울퉁불퉁하고 계단길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갈만한 그런 길이다

생각만큼 속력을 내지 못하는걸 보면 나도 무릎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나보다

많고 많은산 무릎을 아껴야만 다 가볼수 있지 않은가

천천히 걸으며 오늘 산행중에 만난 어느 블로그 주인장과의 조우를

생각해본다

그렇게도 만날수 있구나하는.

오래 그 생각이 머물진 않는다. 그간 별로 쌓아둔 내력이 없어

그럴것이리라

 

하산후

수락역앞에서 먹은 김치감자탕 오늘 날씨에 시달린 일행들에겐

더할수 없는 만찬이다

오고가는길이 멀다 싶은게 자주는 못올것 같아 맘껏 먹어둔다

볶음밥 냄비바닥을 손목에 힘줄을 세우면서 긁어  바닥까지

보고서야 자리를 뜬다

일단 전철을 타고 수색역까지 가기로 하고 다들 전철에 몸을 싣자

5분도 안돼 졸기부터 한다

수색에 내려 다시 버스로 일산 까지...아침에 거꾸로 간 여정이

더 길게 느껴진다

마침 마라톤경기가 있어 그리 쉽게 온다던 버스가 4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결국 택시를 타지 않았던가

청량리 202번 버스정류장부터 시작해 오늘 하루 얼마나 바람을

맞고 다녔는지 지금도 몸이 움찔해진다

바람, 바람, 바람...3월의 꽃샘바람에 한바탕 홍역을 치룬 산행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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