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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산 둘레길

산과 여행/도보길

by 여정(旅程) 2010. 1. 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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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4

산남리에 눈 내리던 날

 

오늘은 새벽에만 내린눈이 10cm 이상 넘게 쌓였다

출근하는 남편만 아니라면 전원의 설경을 마음껏 누리면 될텐데

마냥 좋아할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전원마을은 폭설이 내리면 큰도로까지 나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아 불편을 겪어야한다

 

마당에도 뒷동산에도 온통 은빛설원으로 눈이 부시지만 막상 차를 움직이려니

눈치우는일이 고역이다

헛바퀴만 돌던 남편의 차가 겨우 마을을 빠져나가고, 어렵게 길이 만들어졌으니 눈이 더 오기전에 나도

얼른 마트나 다녀와야지했는데 생각처럼 안된다

눈길엔 후륜구동이 운전하기 안좋다고 하던데 그래선지 뒤로 조금 나가는것 같더니 전후진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바퀴밑에 쌓인 눈을 퍼내는중에도 계속 눈이 쏟아지니 소용이 없다

발이 묶인다는건 이런때를 두고 하는말인가보다

이른아침부터 눈때문에 시끌벅적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하릴없이 눈만 치우는것도 이런 폭설상황에선 표도 안나고 치우던 눈삽을 팽겨쳐두고 뒷동산 설경이나 보러 나선다

오늘은 디카도 챙겨 나간다

여기도 오늘은 쉽게 볼일이 아닌것이 러셀을 하면서 올라야할만큼 길이 다 지워져버려

아이젠과 스패치를 하고 산책을 나서야했다

매일 걷는 7km 정도의 심학산 둘레길이 평소와는 달리 사람이 한명도 안보인다

마치 심설산행에라도 나선듯 복장은 갖춰입었으나 많은 눈이 오니 아이젠도 소용없고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기만한다

설경 몇컷 찍으려다 동네 뒷산의 매운맛을 제대로 본셈이다

서울,경기지역 오늘 보기드문 폭설로 시내는 물론 차가 다니는 도로는 대부분 마비상태라고 한다(103년만의 폭설)

 

출근한지 3시간이 넘었는데 남편 전화 - "아직 자유로(평소30분거리) 못빠져나갔어 ㅠ.ㅠ"

영어학원 간 딸  전화 - "엄마 수업이 10시30분인데 학원 도착하니 2시야"

택배직원 - 손을 호호 불며 "산남리까지 차가 못들어와 걸어왔어요" .........우리가 너무 외진곳에 사나?...차라리 오늘 못간다고 했으면 덜 미안할 걸...갈데가

                많다니 뜨거운 물한잔도 못건네고..

 

눈내려서 좋은것보단 심각한 사태가 더 많은게 현실이다

 

 

 

눈이 많이 내려 쌓인날은 이른아침부터 강아지처럼 신나서 동네 한바퀴부터 돌게된다

온동네가 동화속 그림같다

산남리 설경의 한 배경이 되는 우리집도 이런날은 빼놓을수없다

오늘 눈은 기상관측이래 최대적설이라는데

기념사진을 안남길수가 없다

 

 

 

 

 

 

 

 

 이곳에서 스키를 타도 될만큼 눈이 많이 쌓였다

 

 

집뒤로 5분거리에 있는 심학산을 향하여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에 첫발자욱을 남긴다

눈길 함부로 밟지 마라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

 

첫손님을 반기듯 눈 세레모니까지 해주는 나무들

 

 

 

 

 

이렇게 호젓할수가....

 

 

 

 

 

 

 

 

 

이곳은 사람이 좀 다녀간듯..

 

 

심학산 약천사 

 

 

둘레길 아닌 산 정상을 오르려는 등산객들을 처음 만나니 반갑다

 

 

 

 

 

나만 밟고 내려온길

 

 

 

얼떨결에 산행이 되버린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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