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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산

산과 여행/서울·경기

by 여정(旅程) 2006. 1. 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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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6 01.21

 

 산행코스 :제1등산로

 

 

 

 

 

고대산은 서너달 전부터 한번 가보자고 여러사람의 입을 통해 떠돌았던 산이다

처음가지만 낯설지가 않았던 것은 일치감치 아름아리가 된 상태였기에

여느 산보다 기대를 많이 하고 떠난 산행이다

대개의 산행이 그렇듯 들머리에 첫발을 내딛다보면 산을 천천히 여유롭게

관망하기보단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처음 얼마간은  나의 체력과 조율을 거치고 숨도 어느정도 고르게 내쉴때쯤이 되어서야

주변 풍경이 서서히 들어오게 마련이다

몇개의 코스가 있지만 제1등산로로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길게 산행할수 있는

길이라하여 우리 일행은 그리로 길을 잡았다

처음 가는 손샘이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평소 체력이 있는데 설마

크게 힘들어 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첫 오르막길을 거쳐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데 손샘이 몸을 누이며

이내 힘든 기색을 드러낸다

산방회원이 아니라 어느정도 행동이 조심스러울법도 한데 그정도의 표현을

했다는건 무척 힘들다는 말이다

후미에서 잘 오려니 하고 앞서 가기만 했던 내가 조금 무책임하다 싶은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초보자도 그정도의 산행정도는 참을만한데 워낙 산행 빈도수가 적다보니

미리 긴장을 한탓도 있을거다

그래도 그럭저럭 산방사람들의 도움도 받고 산행에 적응하면서

걱정을 안해도 될만큼 잘 걸어 간셈이다

 

점심시간

 

추어탕에 수육, 돼지불고기... 눈요기만으로도 풍성한 먹거리를

보고 속으로 내색은 못했지만 속으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추운날씨니 버너를 켜서 불고기 볶음과 추어탕을 데피고

너무 많아 어느것을 먹을지 모르는 우리 산행 먹거리를 어찌

짐작이나 했을까

나는 아직도 그렇게 많이 가져오는 음식에 대해선 매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형편이다

번번히 내손바닥 반절만한 찬통에 몇젓가락도 안될 도시락찬을

싸오는 난 본의 아니게 얌체족에 속하게 된다

그렇다고 남의 것을 탐하여 많이 가져다 먹는것도 아니면서

제 가져올 양을 항상 못가져온사람처럼 송구하기만 하다

 

난 산에서는 행동식만을 먹고 하산하는 쪽을 더 선호한다

홀로 산행을 할때의 습관이기도 하지만 배낭에 이것저것 음식 담아

메고 다니는것도 탐탁치 않고 막걸리나 소주는 그저 목이나 축일

정도면 족하겠다

그러나 주량이야 먹는 사람의 기호이고 판단기준이 될것이라

크게 내생각을 고집할 일도아니며 눈에 거슬릴정도로 마음이 상해본적도

없으니  신경쓸일은 아니다

 

겨울산에 눈이 없으면 어느산이든 약간의 적막함과 쓸쓸함이 들긴 하겠지만

눈은 없고 빙판만 남은 고대산길은 선입견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별다른 특색 없이 마른 나목들이 덧없이 서있는 숲길은 발아래만 보고

걷든 앞만보고 걷든 마음에서 우러나는 생각은 그리 새로움을 주진 못한다

그저 내가 걸어가고 있을뿐.

그래도 난 괜히 산에 왔다고 생각해본적은 단 한번도 없다

산은 내 마음 속에서  유일하게  방랑벽의 욕구를 충족할수 있는 곳이자

귀로가 분명한 길 잃음의 가장이기도하다

끊임없이 떠나려고 하면서 회귀본능에 충실한 습관화된 일상탈출의

묘미를 난 산행에서 찾고 있는 것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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