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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신년하례산행

산과 여행/서울·경기

by 여정(旅程) 2006. 1. 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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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 : 2006.01.30

 

코스 : 사기막 ㅡ 위문ㅡ용암문ㅡ대남문 ㅡ 비봉 ㅡ 향로봉 ㅡ 금선사

 

설연휴를 전후해 설 당일만 빼곤 산행이 있었다

제수 준비에 바쁜터라 연휴 첫날은 따라나서지 못하고

설다음날 기다렸단듯이 북한산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산길님이 7시간 코스라했으니 거기서 한시간쯤은 보태야 진짜 산행시간이

계산된다

그러니 초보산행자들이나 긴산행을 피하는 사람들은 당연 선뜻 따라나서질

못한다

그래선지 늘 사람들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산짱구님이 산행팀을 하나 구성한다

산길님을 따르는 긴산행팀 산짱구님을 따르는 짧은 산행팀, 같은 목표점을 정하고

코스와 시간을  달리해서 두갈래로 나뉘어 산행을 하는것이다

그렇게 하니 산행하고 싶은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각각 산행이 이뤄져

결국 산방의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산행을 참가해서 좋다

 

운영자 두분의 성향이 어찌 그리 다른지 내개인적 의견을 묻는다면

양쪽다 내정서에 맞는 성향들이다

다만 양자를 섞어 중용이 되면 더 말할것도 없겠으나 어디 사람일이

그렇게 자로 잰듯이 분명하게 만들어지는 일인가

그래도 굳이 어느 한편을 택하라면 난  산길님의 밀어붙이는쪽을 택한다만

산짱구님의 조금 여유로운 성품이나 사람을 대하는 정감은 가히

따르고 싶은  운영자의 면모를 가진것도 사실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여흥에 많은 비중을 둔다는것인데 이번 산행에서 보니

마음 먹고 산을 타면 못오를 산이 없을듯한 산행실력이 엿보인다

 

난 산행 실력을 탄탄히 갖추기 위해 산악회를 택했으니 내 마음 속엔

산길님이 진정한 사부님인건 분명하다

그러니 산길님이 공지를 한것에 대해선 어찌해서든 따라다니며

듣고 실행해서 내 산경험으로 쌓고 싶은 욕심이다

겨울 산행치고는 조금 긴 산행코스를 망설임없이 택하는것도

산길님을 쫓아가기 위해서다

아직은 능력이 못미치는데도 욕심이 앞서 따르게 된다

 

 

 

작년여름 뜨거운 태양볕아래 무척이나 힘들게 오르내렸던 숨은벽코스를

겨울에 다시 가보니 빙판이져 위험이 더했다

숨은벽을 앞에 하고 쳐다보는 우리 일행 마음속은 모두다 나같은 생각이었을까?

저 곳을 올라가봐야 하는데 과연 난 오를수 있을까하는.

대슬랩을 오르고도 그보다 더한 위험구간이 있다는데 아무리 용기로 가장한

나 이지만 신발 하나에 의지해 맨손으로 오를수 있을지 사뭇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숨은벽을 우회해 호랑이굴을 살짝 지나쳐 위문계단길에서 북한산대피소에

도착하니 산짱구님팀들이 반갑게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같이하자고 만난 곳인데 내가 걸어온 길보다는 훨씬 짧은 길을

걸어와선지 모두의 얼굴이 편안해보이고 활기가 넘쳤다

우리팀은 조금 지친기색이 보였지만 다들 흥겨운 점심시간을 앞두고는

새로운 에너지가 생겨나는듯 했다

역시 산길님 충고의말,먹는시간은 짧게 산행은 길게 제대로 하자는말.

지당한말씀인데 누가 토를 달일도 없거니와 남은 코스를보니 겨우 반도

못온셈이어서 서둘러야 했다

대남문까지 가서 하산일행과 산행일행으로 나뉘어질 예정이었다

선두와 후미가 뒤섞여 하산일행들과 인사도 못나누고 헤어져서는

남은 일행은 계속 비봉과 향로봉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역시 산길님의 독촉이 계속된다

랜턴을 준비 안해서 하산할때 어두어지면 곤란하다는 말을 들으니

너나할것 없이 마음이 조급하다

 

아뿔사 한시간쯤전에 무릎을 약간 삐긋한게 치달으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괜찮겠지하면서 속도를 늦추지 않은게 화근이었는지

거의 하산 한시간쯤을 두고 왼쪽발을 쓰기가 아둔해진다

마음은 뛰고 싶은데 걷기는커녕 한걸음 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때서야 할수없이 도움을 청하고 파스를 붙이고 보호대를 착용하니

이번에도 또 내고집에 병을 키운것  같다

가급적이면 나의 약점을 보이지 말아야지하는 마음에 꾹꾹 참았던게

탈이 생긴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절뚝거리는 나를 보며 다들 걱정한다

배낭이라도 들어주겠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고 혼자힘으로 간다고 했다

난 왜 그런 상황에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더긴장되고 누가 도움준다할까봐 애써 감추게 되고 속만 태우게 된다

남한테 신세라고 생각해서 더 그렇지만 입장 바꿔 내가 남에게 그런 상황에서

충분히 도움을 줄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무슨 명분없는 고집인지 이게 평생을 가는것 같다

겨우 스틱 두개에 의지한채 하산을 마치고나니 며칠뒤 한라산 산행이 내심

걱정이다.

지난번 덕유산처럼 이번엔 무릎통증으로 못가는일이라도 생기는가하는.

죽을지경 아니면 또 간다고 우기겠지만 그러다 아예 산행을 쉬게되는일이

생기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만만하다

 

다음날 아침 병원 문열자마자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엑스레이 촬영결과 뼈엔 이상이 없지만 이리저리 촉진해보더니

인대에 이상이 생긴것 같다고 한다

계속 물리치료받고 당분간 많이 걷는것도 삼가고 산행은 스톱하라는처방이 나왔다

이 무슨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인가

그냥 의사에게 그러겠노라고 하면서 물리치료를 받고 왔지만

속으론 어떻해서든 산행은 포기 못한다는 생각만 하고 나왔다

 

짐짓 걱정이 아니 될수 없는 상황이다

여태도 내 무릎은 차도가 없이 약간의 구부림만 있어도 시큰거린다

앉았다 일어날땐 신음이 절로 나온다. 계단은 더더욱 디딜수가 없다

이 난관을 어찌 풀어가야 할까

왜 난 포기할때를 분간 못하고 스스로를 갈등으로 내몰아가는지 모르겠다.

 

아, 겨울 한라산 난 꼭 그곳에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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