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6. 1. 31
위치 : 경남 함양군 서상면
산행코스 : 영각사 ~ 남덕유(동봉) ~ 월성치 ~ 삿갓봉 ~ 삿갈골재 ~ 황점마을
겨울만 오면 떠오르는 산이 있는가하면 사철 이런저런 볼거리로
끊임없이 발길을 유혹하는 산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남)덕유산이다
덕유에서 못본것이 있어 아쉬울것도 없는데
이상할정도로 자주 찾게되는 산이다
사실 겨울에는 이만한 설경이 또 어디있을까 싶기도하다
금년겨울엔 일찌감치 덕유에서 흡족한 설경을 누렸지만
남덕유는 또 새로운 맛이니 수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들었다
오늘은 눈은 볼수 있겠는데 시계는 맑지 않은편이고
작년에 눈꽃은 없었지만 조망은 훌륭했던 사진을 다시 꺼내본다
조망설명
http://blog.daum.net/7daffodils61/15947707 (2015. 1. 31 )
산행이 시작되는 아랫쪽엔 눈만 있을뿐 상고대는 볼수 없고
대신 쌓인 눈으로 등로가 포근하게 느껴진다
영각재까지 오름길에 단체 산객들이 줄을 잇고 몰려들어
떠밀리듯 올라간다
사람들이 많으니 보폭도 줄어들고 속도가 빠르지 않아 저절로 천천이 걷게된다
오름길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답답했을지...
영각재직전에서 오르는 계단길
영각재 부근으로 처음으로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좌측으로 삿갓봉과 무룡산이 향적봉으로 이어져나가고...
주능선에 쌓인 눈이 겨울산을 실감나게한다
영각재 너머 출입이 통제된 중봉능선
상고대가 있으니 바람도 같이 드세게 불어댄다
서슬 퍼런 겨울 하늘빛은 아니지만 이정도로도 볼만한 상고대 연출이다
점점 상고대의 향연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계속 시야에 들어오니 빨리 저 능선위를 걷고 싶어진다
삿갓봉에서 무룡산 향적봉에 이르기 까지 굽이치는 능선이
어서오라 손짓하지만 앞에는 녹록치 않은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는 저 계단을 악마의 계단이라 칭하던데...
족히 대여섯번은 넘어갔을 저 길이 늘 부담이 가는 곳이다
특히나 얼음이 있는 겨울에는 긴장백배다
남덕유에 와서 궂은 날씨도 있었지만 대체로 조망은 양호한 편이었는데
오늘은 설경에만 만족해야겠다
할미봉 너머로 깃대봉,백운,장안산이 가물가물..
우측으로도 팔공산에서 덕태,선각,성수라인을 기억이 먼저 그려낸다
계단에서 지체된 시간만 30여분이다
위험구간이라 시간이 지체되어도 누구하나 서두르라 말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다
때마침 불어오는 칼바람에 다들 얼어 붙었으니
30여분의 시간은 참으로 인고의 시간이다
당겨보지만 더는 안보여....
계속 밀려드는 산객들을 보니 저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음이 얾나나 다행인지...
지나온 영각재 와 중봉능선
밟아보고 싶은 꿈의 능선이 점점 다가오고 ....
남덕유 정상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에 열공중이라
자리를 내어줄 틈이 안보인다
한두번 본것도 아니고
정상석을 찍지 않고 월성치로 향한다
파란 하늘만 있었어도 기쓰고 달려들었을텐데
기왕 찍어둔 사진으로 만족하련다
장수덕유산 (서봉)
월성치로 내려서면서 지나온 남덕유를 돌아본다
남덕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경사도가 급해서 아이젠을 착용했어도
여기저기서 낙상사고가 속출한다
과연 이쪽으로는 적설량이 상당하다
등로를 벗어나면 헤어나기 어렵게 발이 빠져버린다
오늘 산행은 두팀으로 나뉘어서 월성치에서 황점마을로 하산하거나
더 진행하여 삿갓골재에서 하산하는 것으로 한다
당연 나는 체력은 모자라지만 설경을 놓칠수 없어 삿갓골재까지 간다
월성치
월성치에서 내려온 길을 돌아보니 경사가 얼마나 가파랐는지 짐작이 간다
아래 지나온 월성치와 동봉, 서봉을 같이 보고...
가야할 삿갓봉을 조망한다
울퉁불퉁한 능선길 신나게 걸어봐야지....
진행해 갈수록 점점 심설산행으로 변하고 있으니
겨울산행의 진수를 여기서 느낀다
하늘만 파랗더라면 더 좋았을것을.....
진작 보였을 수리덤과 월봉산을 이제야 확인한다
설경에 빠지다보니 조망의 부족함은 별 투정거리가 안된다
금원 기백과 월봉산 너머로 거망, 황석은 쨍하게 하늘 열리면 다시 확인해야겠다
좌측으로 하산할 황점마을을 본다
설국의 나라는 언제봐도 신세계...
상고대에 파묻힌 동봉과 서봉...눈이 즐겁다
금원과 기백..현성산까지 확인은 했건만 사진은 아니올시다네...
서봉
월성치에서 지나온 능선을 보니
언제 저만큼 지나왔나싶다
설산에서의 알록달록한 등산복도 풍경에 일조를 하는 모습이다
사람과 산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것 같다
전면에 보이는 봉우리를 넘어야 삿갓봉이 보이겠지...
역시 저 아름다운 능선을 어찌 잊겟는가
삿갓봉을 우회하여 바로 삿갓골재로 가는 길이 있지만
코앞에 두고 우회하긴 아깝지..
삿갓봉과 무룡산
삿갓봉에 올라 하산이 시작될 삿갓골재를 굽어본다
아직 봉우리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펼쳐진 능선을 보면 두번의 종주에도 다시 하고픈 마음 가득...
중앙 우측으로 적상산을 더 가까이...
무룡산이 이리 가깝게보이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좌측으로 삐죽 나온 현성산과 눈도장 한번 찍어둔다
여전히 흐리멍텅하니 오늘 이쪽방면으로는 더 보려하지 말자
삿갓골재 대피소
지나온 삿갓봉
이곳에서 향적봉까지는 너무 먼거리...
설경이 있어 힘을 얻은탓일까 아직 쌩쌩하다
홀로인듯 지나온 산행길이 고단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다
이제 하산은 황정마을로....
하산길은 부드러운 눈길을 미끄러지듯이 수월하게 내려선다
차분히 눈내려 쌓인 계곡길이 고요하고 포근하다
개울을 건널때마다 목교를 여남번은 지났을까...
가만히 멈춰서 주변을 들여다보면
소리없이 흐르는 것은 물뿐이 아니었다
눈덮힌 동면의 시간도 서서히 흘러가 어디선가 봄물과 조우할것이고...
그리하여 이 계곡에 또다른 봄이 찾아오면 그때 내가 다시 서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심신이 한결 가벼워질 무렵 황점 마을이 보이고
눈앞에는 남령을 지나 수리덤이 날카롭게 서있다
잠시 머물렀던 삿갓봉도...
오늘의 메인 남덕유(동봉)도 안녕~~
달빛이 곱다는 황정마을은 구면이다
대피소 대신 언젠가 민박을 이용해보고 싶은 곳이다
역시 유명산의 주말 산행은 사람들이 많아...
남덕유 정상까지는 밀려가는듯 걸었지만 이후로는 인파속에서 헤어났다
산행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왁자하게 하는것보단
홀로인듯 산과의 교감을 나누며 하는게 내겐 맞는것 같다
오늘 남덕유의 설경은 탄성을 지를만큼은 아니었지만
큰기대없이 눈은 보겠거니하고 온것에 비하면
충족이 된 산행이다
여전히 다음에 오면 더 좋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으리란
기대감은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다시 찾게 되는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