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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3대 트레킹(3)

산과 여행/해외

by 여정(旅程) 2019. 7. 3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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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퉁가 (Trolltunga)

 

트레킹 거리 약22km

 

 

 노르웨이 3대 트레킹중 가장 유명세를 타는 트롤퉁가는

'트롤이라는 괴물의 혓바닥'을 형상화한 바위전망대를 말한다

3대 트레킹 코스의  절정은 각코스마다  기이한 바위가 하나씩있어

거기에 있었다는 인증샷을 남기는 일인것 같다

바위마다 비교할수없는 특색들이 있어

사람마다 각자 최고로 치는 곳이 통일화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사진상으로 보는 궁극의 아찔함은 트롤퉁가가 아닌가 싶다

왕복 22km라는 거리는 개인에 따라 10 ~13 시간이 소요되기에

기본적으로 체력과 지구력이 있어야하고,

무엇보다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헛걸음으로 끝나버릴수도 있기에

각별한 관심이 집중된다

 

트레킹 전날은  트롤퉁가에 가까운 오따 (Odda)까지 종일 차로 이동해왔다

이동중에는 종일 비가 내려 중간중간 차에서 내려

보고 갈만한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데도

비안개로 거의 볼수가 없었다

숙소에 들고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일기예보에 따라

일희일비하면서 트레킹하는 아침까지

신경이 쓰였다

 

 

 

 

 

 

 

 

 

 

 

 

 

쉬케달(Skeggedal) 주차장 (P2) 에 도착하니

비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오늘의 트레킹 일정이 순탄하지 않을거라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트룰퉁가 바위 전망대를 눈으로만 보고 오는게 아니라

다들 인증샷을 염두에 두고 비박장비를 갖춰왔기에

오늘의 날씨는 초미의 관심사다

10km 남짓  박장비를 메고 가는일도 만만치 않은데

비바람까지 겹치면 상황이 심각해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귀하게 볼수 있는 분홍바늘꽃이

산아래는 어디에서든 흔하게 피어있다

어떤  꽃을 봐도 오늘 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거라 생각하니  좀처럼 흥이 나질 않는다

 

 

 

 

 

 

 

 

 

 

P3주차장은 더 꼭대기에 있는듯하다

자리가 별로 없어 새벽에 줄서서 기다려야하고

주차비가 어마하게 비싸다는데  600 크로네 (한화 85,000원)...

 

 

 

 

 

 

 

 

 

 

 

 

 

 

 

 

 

 

 

주차장에서 50미터정도 올라오니 셔틀버스 매표소가 보인다

예매를 하면 선착순과 상관없이 바로 탈수 있다고 하고

현장 구매시는 20명씩 태우고 올라간다

 

 

 

 

 

 

 

 

이 셔틀버스 길은

가파르게 올라가는 4km를 개인이 포장도로로 만들어 놓고

너무 비싼 요금을 받는다

한번에 20명씩 탑승하고 아나올때까지 20여분 기다려야한다

 10여분 올라가는데 편도 130 크로네 (18,000원)라니   ,..왕 비싸닷!!!

내려오는데는 100크로네라고

 

 

 

 

 

 

 

 

버스는 이 길 따라 지그재그로 곡예하듯 빠르게 달려간다

 

 

 

 

 

 

 

 

 

 

 

 

 

 

 

쉬케달 주차장에서 4km 지점이 셔틀버스가 회차하는곳이다

 

 

 

 

 

선답자들의 기록에선 미리 힘빼지말고 버스타고 올라가라고 조언한다

궂은 날씨에 가파른 길에서 초반에 힘빼는것보단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막상 버스를 타고 나니 돈에 비해 너무 허망하게도 금방 올라와버렸다 ㅠ.ㅠ

 

 

 

셔틀버스 회차지점에서부터 트레킹을 시작한다

 

 

 

 

 

 

 

 

아무것도 안보여...

 

 

 

 

 

 

 

이번 노르웨이 트레킹은

2대 트레킹에서 멈추고 말 일인지 점점 트롤퉁가에 대한 기대감은

 날씨만큼이나 불투명해진다

 

 

 

 

 

 

 

 

 

 

 

 

 

 

 

 

 

 

 

 

그래도 아직까진 비는 안오는데....

 

 

 

 

 

 

 

 

 

 

 

 

 

 

 

 

 

 

 

 

 

 

이제부터 서서히 비가 흩뿌리고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우비를 챙겨입기 시작한다

 

 

 

 

 

 

 

 

 

 

 

 

 

 

 

 

 

 

 

 

 

 

 

 꽃이 진 상태인데 얼핏 흰 목화꽃이 핀것 같다

어떤 수생식물이었을까....

잠시 멈춘 비에 땅만 보고 오던 눈길이 밝아진다

 

 

 

 

 

 

 

 

 

 

 

 

 

 

 

 

 

 

 

 

구름속의 산책인가....

 

 

 

 

 

 

 

 

 

 

 

 

 

다시 비가 내리고....

 

 

 

 

 

 

위로는 폭포가 ...바닥에는 물길이 생기기 까지 한다

 

 

 

 

 

 

10여km를 무엇을 보면서 걸었는지 떠오르는게 없다

그냥 바쁘게만 걸어왔다

이제 트롤퉅가도 목전에 두고 있으니 비가  멈추는 틈을 이용해

트롤퉁가 바위전망대 직전에서 비박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저녁때가 되니 기온도 급하게 떨어지고....

바람도 세차게 불기 시작한다

 

 

 

 

 

 

 

 

내 텐트는 타프 안에 안전하게 들어가 있지만

과연 자고나면 날씨가 어떻게 변할까 하늘이 허락해주길 기도할뿐이다

 

 

 

 

 

 

 

 

벌써 마음 급한 사람들은 얼른 텐트를 쳐놓고 지척에 있는

트룰퉁가 전망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내일도 비예보가 있으니

더 최악의 기상악화를 염려한탓에 부족한대로 찍어보려는

조급한 마음이었을거다

 

 

 

 

 

 

 

무슨 날씨의 변덕이 이렇게 심한지 뒤늦게 내가 올라갔을때는

비가 언제 왔냐는듯 맑음이다 

운해가 조금 있을뿐 호수가 드러나고 어느정도는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어두워지려면 밤 10시가 가까워져야하니

비만 오지 않으면 얼마든지 두어시간쯤은 더 찍을수가 있다

 

 

 

 

 

 

 

 

종일 내리던 비는 어디가고 노을빛까지 번지는 이 상황은 뭔지....

건너편 바위에서 일행에게 카메라를 넘겨주고

이때를 놓칠세라 얼른 전망대로 내려간다

 

 

 

 

 

 

 

실망하고 있던 마음이 바뀌는 순간

           여기요~ 나도 찍어주세요 ~~~~ㅎ

 

 

 

 

 

 

 

 

 

 구도에 대한 소통이 잘 안되서

내가 원하는 만큼 호수의 푸른 물길이 잘 표현이 안됐지만

이렇게 인증을 남겼으니 내일 비가 와도 큰 낭패 볼 일은 없게됐다

 

 

 

 

 

 

 

 

 

어제는 종일 비는 맞았지만 막판엔 해피한 상황 속에서 잠을 청할수 있었다

비박을 하고 난뒤  일찍부터 다들 텐트에서 몸만 빠져나와 서둘러  전망대를 다시 찾아간다

먹구름이 펼쳐진 가운데도 여명의 붉은 빛이 감돌고 있었으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사람과 텐트는 소품일뿐 혓바닥 바위와 호수 물길이 주인공이니

전체 풍경을 담아달라고 주문을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호수 이름은

링겔달스바트넷 (Ringedalsvatnet) 이다

 

 

 

 

 

 

 

 

 

 

 

 

 

 

 

 

 

 

전망대 밑에선 고도감을 살려 더 아찔한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홀로 자일을 타고 전망대 아래로 내려가신 분이 있다

 

 

 

 

 

 

 

 

그분의 시선으로

트롤의 혓바닥을 좀더 길고 날카롭게 표현한 사진이다

 

 

 

 

 

 

 

 

 

 

 

 

 

 

 

 

 

 

 

 

서로 품앗이 사진들을 찍어주느라 수고한

 일행들 단체사진으로 인증샷을 마무리하고....

 

 

 

 

 

 

 주변은 어디라도 포토존이라 메인포토존 아닌 곳에서도

사진찍기가 한창이다

 

 

 

 

 

 

 

 

사람들도 내려가고 텅빈 트롤퉁가의 한가로움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희망을 접으려는 순간 아름다운 풍경을 허락한 하늘에

무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된다

 

 

 

 

 

 

 

한두시간 뒤면 이 전망대에 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것이다

그 속에는 조급한 기다림도 있을테고...

당일로 오는 사람들은 돌아가야한다는 부담도 클것이다

게다가 비라도 내리면 먼거리를 걸어온 이들은 얼마나 허무할까 싶다

난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어도 이곳은 비박을 택할것 같다

 

이런 각도로 보니 트롤퉁가가 두개로 보이기도 한다

 

 

 

 

 

 

기대와 실망과 새로운 희망을 번갈아 느끼면서 보낸 트롤퉁가에서의

1박2일 여정이 끝이 났다

아침 간단히 해결하고 텐트도 걷고 가벼운 마음으로 비박 뒷정리를 마친다

우리 일행말고는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인증샷 위해 한시간씩 기다리는 수고를 해야하고

트레킹 시간도 10시간이 넘어 트롤퉁가 트레킹은 비박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장비를 짊어진다는것이 쉬운건 아니지만

생애 두번 오기 힘든 일이라면 얼마든지 힘든 일정을 소화해 낼것 같다

 

 

 

 

 

 

 

 

 

 

어제 비가와서 아무것도 기억나는 경치가 없었는데

아직까진 비가 안오니 못본 것들을 보면서 하산길에 든다

일기예보로는 한두시간 뒤엔 비가 내릴예정이다

 

 

 

 

 

 

 

 

 

 

 

 

 

 

 

 

 

 

 

 

 

 

 

 

 

 

 

 이제사 주변 윤곽이 들어나니 어제 왔던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걷는것 같다

 

 

 

 

 

 

 

 

 

 

오우~ 이런 풍경도 있었네...

호수 색감이 정말 무슨 색이라 지칭하기 어려울만큼 오묘하다

 

 

 

 

 

 

 

 

이제 막 올라오는 어린 학생들을 만난다

경쾌한 발걸음에 얼굴엔 웃음이 가득한 모습을 보니

보는 사람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서로 기분좋은  인사를 나누면서 지난다

 

 

 

 

 

 

 

 

 

 

 

 

 

 

 

 

 

 

 

 

 

 

 

 

 

 

 

 

 

 

 위쪽 빙하에서 폭포가 여러갈래로 흐르고  그것이 다시 합쳐져  호수를 만든듯하다

 

 

 

 

 

 

 

 

 

비가 오기전에 부지런히 걸어야해....

 

 

 

 

 

 

 

비바람과 안개 속을 걸었으니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기가 막힌 절경을 앞에두고 텐트를 친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얼른 자리를 뜨지 못하고 황홀경에 빠져 있다

비 오기전에 깨끗한 시야 속에 이걸 봤으니 정말 행운이다

 

 

 

 

 

 

 

 

 

 

 

 

 

 

 

 

 

 

 

 

 

 

 

 

한참을 걸어도 계속 아름다운 호수 풍경은 이어지고....

 

 

 

 

 

 

 

 

 

 

 

 

 

 

 

 

 

 

 

 

 

 

 

 

 

 

 

 

 

 

 

 

 

 

 

 

 

 

 

드디어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비...

이제 비는 더이상 야속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산시엔 버스를 안타고 걸어가보려하니 남보다

걸음을 재촉해서 내려간다

 

 

 

 

 

 

 

 

셔틀버스 회차지점이 가까와지는 곳에서  

나는 일행 한분과 의견을 모아 원래의 옛트레킹 코스로 방향을 잡기로 결정한다

하산할땐 100크로네 였으니 돈도 절약되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걸어가도 다른 일행들에게 불편을 줄것 같진 않았다

 

 

 

 

 

 

버스 타는 지점을 옛길 등로에서 바라보니 방금 사람을 싣고 내려간다

버스를 타는 거리는 4km, 옛길 코스로 가면 3.4km정도 된다

 

 

 

 

 

 

 

 

돌길이라 울퉁불둥 길이 이어지지만

주차장 1km를 남겨둔 지점까지는 무난하게 지나왔다

 

 

 

 

 

 

 

 

 

 

 

 

 

 

주차장까지 남은 1km는 완전 급경사에 길도 험해서

중간에 밧줄구간도 있고

조심해서 내려와야만 했다

트레킹 시작할때 버스 탄건 잘한일이었음을 확인하게된다 

여기서 힘을 다 소진할뻔했다

 

 

 

 

 

 

 

이제 바로 저 아래 주차장이 보인다

걸어서는 대략 50여분 정도 소요된것 같다

 

 

 

 

 10km를 걷는 동안 흘리지 않은 땀을

남은 1km에서 왕창 흘리고 내려와 바로 매점으로 달려가

이온 음료수 한병을 들이켰다

콜라를 비롯한 음료는 대개 6천원 정도니 물가가 우리보다 매우 비싼편이긴하다

 

버스팀은 서너명 말고는 아직 내려온 사람이 없으니

하산시에 버스 안탄건 더 잘한 일 같다

발품 팔아 두사람이 200 크로네 아꼈고 

그걸로 나중에 마켓에 가면  일행들 술안주 사는데 보탤 생각을하니

기분까지 좋아진다

 

 

노르웨이 트레킹 성공 여부는 날씨가 좌우할거란 말이 실감난다

쉐락볼튼, 프레이케스톨렌, 트롤퉁가까지 노르웨이 3대 트레킹을

악천후를 피해가며 무사히 마치고 나니

우리의 노력보단 정작  하늘이 도움이 컸다란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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