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에서 잠들기전에 하늘을 보니 희미하게 별이 듬성듬성...
낼 아침의 일기로는
여명빛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보니 운무가 아닌 연무가 깔려있고...
웬만만하면 산중의 이른아침이 조금은 서늘하기도 하련만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그 와중에도 조망은 어느정도 살아나는듯하여 다행이긴하지만..
황점마을 너머 수망령 좌측으로 금원 기백과 우측에 황석 거망,
그 앞으로 월봉산과 수리덤이 오똑하게 드러난다
삿갓대피소를 출발할 즈음에는 안개가 운무로 변해가면서
푸른 하늘빛이 보이니 일단 희망적이긴하다
무룡산으로 가는도중 삿갓봉쪽을 바라본다
그런데 가야할 무룡산쪽은 아직 안개속이다
바람이라도 불어와주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상황은 후덥지근한 상태다
삿갓봉 너머로 남덕유가 보인다
보이는대로라면 삿갓봉에서 바로 남덕유로 이어질것 같은데
구불구불 넘어온 어제의 발품을 생각하면 땀벅벅으로 얼마나 지친상태였는지...
지금 가고 있는 무룡산 길은 그에 비하면 비단길같다
동자꽃
어젠 흰동자꽃이 보이더니 오늘은 흰모시대와 조우한다
도라지모시대
가는길에 이쁜꽃들이 많은데 인증만 하고 지나가려니
무겁더라도 매크로 렌즈를 가져오지 않은 아쉬움이 든다
모시대
이제부터 무룡산 원추리 군락이 시작되는데
그림같은 계단길을 덮고 있는 저 무거운 안개무리는 뭐람...
이렇게 해마다 피고졌을 원추리들을 나는 이제사 처음 보게된다
배경은 시원찮지만 열심히는 담아보려고 마음은 급 분주해진다
대피소에서 자고 나름 일찍 올라온다고 왔는데
벌써 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부지런을 떨었을까
계단길 왼쪽과 오른쪽에 원추리가 다 피어있지만
상대적으로 왼쪽은 그 세가 약하다
바람이 불면 잠시 하늘이 열렸다 금새 사라지고...
혹시 하늘이 열릴까 기다리다 일행들과 너무 떨어지는거 같아
미련을 접고 무룡산 정상으로 향한다
첫술에 배부를수 없고 대충은 찍었으니 오늘은 이정도 까지라도 하늘이
허락해 주심을 감사히 여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엔 산행은 말고 원추리만을 찍으러
다시 오리라 마음 먹는다
원추리 군락지를 벗어나 뒤돌아보니
언제 원추리가 있었나 싶게 자취가 깨끗히 사라졌다
동자꽃
무룡산 원추리가 유명하다지만 정작 정상 주변으론 원추리가 없고
계단 목책 주변으로만 군락이 모여있다
도라지모시대
모시대
이쁜건 모르겠는데 긴산꼬리풀과 가는장구채도 자주 나타나니 한컷씩 인증
가는장구채
원추리보다 더 자주 만나는건 모시대나 도라지모시대인것 같다
개화상태가 좋아서 자주 들이대게 된다
모시대
지나온 무룡산과 그 뒤로 삿갓봉
이제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있다
무서운 불볕더위와 함께.......
가림봉 (칠이남쪽대기봉)
지나온 능선도 이제 운무나 안개가 걷히고
쾌청모드로 돌아가있다
백암봉 우측으로는 귀봉, 지봉과 이어지는 대간길이다
동자꽃
동자꽃 옆으로 산꿩의다리도 피었네...
사진상의 작은 암봉들을 지나고 나면 동엽령에
곧 도착하게된다
아래는 병곡계곡...
맨뒤 우측으로 희미한 산그리매는 대덕 초점 삼봉산쪽인것 같고
우측 보해, 금귀산 그너머로 거창의 산군들이 마루금을 이루고 있는듯하다
지나온 능선...돌탑이 있는 가림봉은 가려져있다
다시 간간이 원추리가 나타난다
햇빛이 너무 강해 얼른 지나가야하는데
뜨거운 햇빛에도 싱싱하게 피어있는 이쁜 원추리를
그냥 지나치질 못하겠다
지나온 가림봉이 이제 보인다
바위채송화
말나리
무룡산에서 동엽령까지 4km 남짓에 등로도 편안한데
뜨거운 태양아래서는 비단길도 소용이없나보다
햇볕에 노출되면 금방 몸이 뜨거워지면서 숨이 턱턱 막힌다
바로 앞에 동엽령이 다가와 있다
동엽령에서 아래 병곡리 하산길도 무난했던 기억이다
동엽령에서 우측은 병곡리, 좌측은 안성탐방소..
계속진행하면 향벅봉으로 이어지거나 백암봉에서 대간길로 갈라진다
동엽령
안성탐방소까지 4.2km
계단길이 끝나갈 즈음
늘 맑은 물이 고여있는 샘물에 오늘도 가서
달게 물마시고 느긋하게 숴어간다
땀씻을 곳은 칠연폭포 가기전에 여러군데 있으니
적당한 곳에서 씻고....
노루오줌
칠연폭포는 탐방소 가기전 삼거리에서 300미터 좌측으로 올라가야한다
칠연폭포 하단
중단
상단
오늘은 그야말로 꽃길을 걸었으니
어제같은 피곤함은 없다
단지 더위에 지친것 말고는 ....
계곡에서 땀을 씻었는데 금새 땀으로 옷이 다 젖어있다
탐방소로 하산을 마치니 그나마 산 속에서 있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밖은 완전 찜통 속처럼 느껴져서
하산을 하고도 개운한줄 모르겠다
곳곳에 붙어있는 '계곡내 출입금지'가 왜그리 야속한지...
규제 풀어놓으면 이 맑은 계곡이 피서철에 아수라장 될것은 뻔하지만
오늘 같이 무더운날 시원한 물을 두고
그냥 가려니 영 아쉬운 마음이다
불볕더위 속 산행 끝!!!
집에 얼른 가서 샤워하고 맥주 한잔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