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8. 11. 20
위치 :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산행코스 : 회문산 자연휴양림(돌비) ~ 삼연봉 ~ 천마봉 ~ 깃대봉 (왕복)~ 회문산(큰지붕) ~ 작은지붕 ~ 시루봉 ~돌곶봉 ~자연휴양림 (약8.5km)
진작부터 회문산을 찾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면 이쪽 주변으로 산이 많으니 며칠간 주변의 산과 함께 할생각으로
미루고 미뤄뒀던 산이다
회문산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뼈아픈 역사의 자취를 간직한 회한의 산이다
구한말 동학혁명과 일제의 침략에 항거한 의병투쟁이 벌어졌던 곳이고
광복이후로는 여순반란군의 잔당이 이곳에 모여들어 총격전을 벌이기도했다
6,25전쟁당시 빨치산들이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함으로써 전북도당 사령부를 이곳에 두고 국군 토벌대와
치열한 격전을 벌인곳이기도하다
이과정에서 빨치산은 물론 국군과 민초들의 수많은 목숨들이 희생을 당하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을수밖에 없었다
영화 '남부군'의 배경지가 된 이후 더욱 많은 이들에게
민족분단의 가슴아픈 역사를 알리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회문산은
피비린내나는 비극적인 역사가 쓰여진곳이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풍수지리학상으로도
대단한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우리나라 5대명당중 하나인 회문산은
오선위기혈(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고있는 형상의 명당자리)이라는
24개의 혈자리를 가진 산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산행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수많은 무덤들을 만나게된다
그러나 정작 정확한 24개의 혈자리를 차지한 묘는 아직 한기도 없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니
망자의 안식을 위하기보단 후대의 발복에 더 부질없는 욕심을 부린것은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용궐/무량산을 산행하고 전날 휴양림에서 묵고
느긋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휴양림 돌비가 세워진 매표소에서 들어와 200미터지점이다
맞은편 돌곶봉 입구(노령문입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로 코스를 잡고 산행을 시작한다
조릿대가 있는 군락주변으로는 다른 식물들이 살기어려워 유해식물로 분류된다지만
남도산행길에서 한겨울에도 푸른 조릿대를 볼수 있음은
겨울철 산행길의 황량함을 잠시 잊게해준다
산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참나무 식구들의 특성을 다시 한번 공부해본다
신갈나무와 갈참나무가 제일 헷갈리는데 이참에 유심히 비교해본다
가야할 회문산 정상과 작은지붕
이어서 시루봉과 돌곶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눈인사 먼저 해둔다
오름길 시작되고 겉옷 하나 벗을 즈음
들머리 돌비에서 800m지점에 있는 삼연봉이
금새 코앞으로 다가온다
짧은 워밍업 마치고 삼연봉에 도착해서
회문산 동릉인 천마,깃대봉을 왕복하기로한다
왕복거리 약 2.5km
산죽(조릿대)이 적당히 있는건 산길에 청량함을 주지만
천마봉,깃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에 빼곡히 있는 산죽길은 길도 덮을만큼 무성하다
간혹은 사람 키만큼 자라있어 통과하기 쉽지 않았다
회문산 정상을 등지고 가는데다 산죽이 길을 막고 있어
왕복 다녀오는길이 편치는 않다
산죽 밀림을 지나 잠시 산물결이 일렁이는 조망을 보지만
천마봉이나 깃대봉 정상부가 기다리고 있을테니 불러보는건 잠시 아껴둔다
산죽을 헤치고 천마봉에 도착하니
깃대봉을 또 어찌갈까 싶을만큼 산죽길이 걱정된다
가야할 깃대봉
산죽길은 더 키를 높이고 등로를 막고 있어 애를 먹인 후에 깃대봉 정상에 도착한다
생각지도 못한 산죽 밀림을 통과하느라 산하나를 넘어온듯 체력소모가 크다
대신 깃대봉에서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조망을 열어준다
진행해갈 오늘 코스 구간을 한눈에 바라본다 (여분산 제외)
삼연봉은 낮아서 천마봉 너머에 가려져있다
멀리 모악산을 확인하고..
산너울은 춤추고 있지만 이대로는 구분이 어려워
일단 보이는 전체를 담아보고
부분부분 들어가서 이름을 불러봐야겠다
이런 조망들을 옥과의 설산과 괘일산을 산행하면서 짚어본적 있는데
정작 이곳에선 설산,괘일산을 식별할수 없다는점이 아쉬움이다
희미하고 축소된 능선들을 확대해보며
숨은그림 찾기로 내가 가본 산들을 찾는 과정들은 중독성이 있는 산행재미다
게다가 그곳에서 본 낯선 산줄기와 만나는 일도 깨알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제 산행한 용궐/무량산도 찾아본다
바로 뒷능선 미답지 풍악산 자락도 불러보며 산행할 기회를 고대하고...
오늘도 미세먼지는 지리능선을 뭉게버리고 말았지만.
그리고 불러줄수 없는 산자락이 너무 많지만...
수많은 산너울이 춤을 추는 이런 광경을 보는것만으로도 홍복을 누리는 기분이 든다
원통산 지초봉 능선도 찾아보고...
어제부터 백련산도 눈길 많이 빼앗는다
깃대봉에서의 즐거운 조망 놀이를 즐기고 다시 삼연봉으로 복귀하는 과정은
한번 통과해선지 산죽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삼연봉에서 깃대봉까지 왕복 2.5km 시간은 1시간 40분소요
천마봉,깃대봉을 오르내리면서 산죽길을 헤쳐가느라 시간이 더 소요된것 같다
이제 회문산 정상을 향하여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걷는다
지나온 천마봉과 깃대봉이 등뒤로 멀치감치 떨어져갔다
가야할 회문산 정상부
회문산 장군봉 주변으로 임도가 많이 눈에 띈다
장군봉의 자태가 어서 오라는듯한데...
천마,깃대봉을 왕복하지 않았다면 가볼 여지가 있지만 이번엔 보는걸로 만족
임실에 있는 또다른 회문산
왜 같은 이름이 되었나 궁금하기도 하다
가운데 멀리 추울산과 좌측 강천산, 우측 내장산은 여전히 흐릿하다
여분산과 세자봉은 뚜렷이 확인된다
깃대봉앞으로 천마봉 삼연봉이 일렬로 이어진다
골짜기에 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지만
예전에 빨치산 전북도당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다음 기회가 오면 이쪽 구간을 가봐야겠다
몇번을 봐도 어제 산행한 용궐/무량산을 찾게된다
회문산 정상을 내려서며....
회문산 정상을 내려와 등로 우측에
바위지대에는 '천근월굴'이란 글자가 새겨져있는데 나무그림자가 비쳐
분간도 어렵고 뜻을 보면 아리송하니 마음 기울여지지 않는다
지나온 회문산 정상
작은지붕에서 바라본 좌측 장군봉과 우측 회문산 정상
여근목
여근목을 지나 임도와 만나면 시루봉 능선으로 진입하게 된다
시루봉은 밋밋하고 아무런 표식이 없어 지나치게 되는데 시루바위가 있어
확인이 된다
시루바위
문바위
종일 이렇게 미세먼지 속에 산들이 갇혀있으니....
추월산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3봉 분리가 완전히 된 모습으로 보여주니
제각각 이름 부르기도 편하다
회문산 중에서도 명당터라 소문난 곳인지
돌곶봉 주변으로는 묘가 수십기씩 몰려있는 모습도 보인다
백련산을 여기서 다시 본다
돌곶봉
하산길에
회문산 정상과 작은지붕을 한번 더 올려다보고 내려간다
급경사 낙엽길 역시나 조심해야겠다
돌곶봉에서 돌비가 있던 들머리 까지는 1km가 채 안되는 하산길이다
그야말로 가볍게 원점회귀가 되는 코스를 돌아나왔다
조망권이 훌륭했던 회문산을 짧게 돌고 끝나는것이 아쉽긴하지만
다음에 남겨둔 산행기회가 있기에
이곳을 다시 찾을건 확실할것 같다
기왕이면 회문산 8경중 하나인 남바람꽃 피는 시기에
오게되는 행운을 갖길 소망해본다
연속으로 미세면지 속에서 산행을 하게되니
파란 하늘과 쨍한 시계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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