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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종주 (2)

산과 여행/전라도

by 여정(旅程) 2012. 2. 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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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2) : 삿갓재대피소 ~ 삿갓봉 - 월성치 - 동봉 - 서봉 - 할미봉 - 육십령

 

아름다운 눈길을 걷다 지칠 무렵 나타나는 삿갓재대피소..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45명이 언몸을 따뜻이 덮힐수 있는 곳이다

산장 대피소는 설악산 희운각대피소이래 두번째 경험하는거다

생전 그런곳에서는 잠을 못이룰것 같아 작년에야 용기를 내서 시도했는데

별무리없이 지나가 이번에도 그러려니했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배탈설사가 나서 밤새 화장실 들락이느라 한잠도 못잔건 물론이고

2층에 자리를 잡아 오르락내리락 사람들 발 안밟고 살금살금 지나다니느라 죽을고생을 했다

아침까지 뜬눈으로 새고 남은 일정을 해낼수 있을까 싶은게 이번 덕유종주는 실패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다면 탈출로를 어디로 할까...

가장 빠른 황점마을이 있긴하지만 쉽게 포기도 안되고 걱정하던차에

대피소 직원이 내준 지사제 두알이 효험을 발휘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정이 넘어서도 하늘엔 별하나 보이지 않아 오늘도 날이 흐린가보다 생각했는데

새벽녘에 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제와는 달리 아침 하늘이 맑다

 

아침은 누룽지를 끓여 대충 속을 덮히고 약도 먹었으니 안심이 됐다

하마터먼 같이 온 일행에게 폭탄이 될뻔했지만 무사히 넘겼다

다시 배낭을 꾸려 대피소를 출발하려는데

대피소 앞에서 바라다보이는 전경에 갑자기 화색이 돈다

 

 

 

수망령 좌측으로는 금원,기백산이 우측으로는 거망, 황석산이 손닿을듯 지척으로 다가온다

 

 

 

 

연신 시선을 거둘수 없을만큼 시야가 열려 조망 대박이라도 맞은듯 가슴이 쿵쾅거린다

밤새 뒤틀렸던 장이 시원스레 풀리고 산행할 새로운 힘이 충전되는듯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오늘 산행내내 이런 조망을 즐기면서 가야할 생각을 하니 없던 기운도 샘솟는다

 

 

 

겹겹이 능선을 이룬 산들이 아침과 함께 깨어나 일제히 그들의 존재를 알리는것 같다

일일이 그들의 이름표를 달아 답례를 대신하고픈 마음에 이리저리 기억을 끌어모아본다

 

 

 

 

 

 

가야할 삿갓봉은 아마도 저 무명봉을 넘어서야 보일듯 하다

 

 

대피소앞 이정표를 보니

운이 없었으면 대피소에서 4,2km인 황점으로 내려갔어야했다

 

 

무엇보다도 맨뒤로 보이는 지리주능선에 제일 눈길이 간다

 

 

 

 

 

멀지 않는곳에 삿갓봉이 드러나고...

 

 

어제 그렇게도 목말라했던 조망이 한순간에 다 드러나니 고맙기 그지 없는 일이다

어제 지나온 설천봉에서 무룡산까지가 깔끔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있는 합천 ,거창쪽의 산들...

그중에서도 조망이 뛰어났던 보해산 ~금귀봉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두무산만은 미답이니 기회를 만들어 또 한번 거창의 산들을 만나러 가볼 생각이다

 

 

 

 

 

우측의 금원,기백산 옆으로 현성산도 확인된다

 

 

 

 

 

확실치는 않지만 최대한 줌으로 당겨봤다

 

 

 

 

삿갓봉에서의 조망(클릭확대)

 

 

 

 

 

 

 

 

 

 

 

 

 

 

 

 

 

지나온 삿갓봉이후 동봉까지는 암릉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제법 걸어야하지만 곳곳에 전망 좋은 곳이 많아

눈은 호사를 누린다

 

 

 

 

 

 

 

 

 

월성치(재)

 

 

월성계곡과 황점마을

 

 

적상산 뒤로 서대산이 보일듯하여 찾아보지만 잡히질 않는다

 

 

남덕유산(동봉)에서의 조망은 덕유종주구간중 사방으로 가장 넓은 시야를 확보해준다

 

 

동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여정

 

 

동봉에서 바라본 경남 함양군 서상면(좌)일대와 전북 장수군 장계면(우)일대

가운데 할미봉아래 육십령은 그 두지역의 경계가 된다 

산능선이 넘실대는 저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음이 부자가 된듯하다

 

 

 

 

 

 

장수방향 줌인

 

 

 

 

 

 

 

마이산을 찾아 확인했는데 사진상으로 저렇게 작고 희미하게 나올줄은 몰랐다

(클릭확대)

 

 

동봉에서 바라본 서봉

 

 

코발트빛 하늘과 설화

 

 

 

 

 

서봉 오름 철계단

 

 

 

 

 

 

 

서봉에서의 조망(클릭확대)

 

 

 

 

 

(클릭확대)

 

 

 

 

 

 

 

서봉(좌), 동봉(우)

 

 

덕유교육원 갈림길

 

 

 

월봉능선

 

 

오늘의 종주 마지막 구간 할미봉은 암릉 직벽 밧줄구간이 있어

덕유종주구간중 가장 험한 곳이다

정상우측봉 사이로 직벽구간을 통과한후 다시 계단을 올라야한다

 

 

할미봉 오르기전 바로 아래 암봉에서 조망(클릭확대)

 

 

 

 

 

대포바위(일명 남근바위라고도 한다)

대포처럼 생긴탓에 왜군이 근접을 못해 이곳 마을이 화를 면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가까이서서 보면

남근석과 비슷하다하여 아들을 낳기위해 치성을 드리면 남아를 얻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할미봉이란 어감상 편안하게 생각했는데 오름구간은 만만치가 않다

눈이 쌓인상태에서  빙판이 형성돼 겨울엔 조심해야하는 구간이다

 

 

 

 

 

 

 

 

 

 

 

 

 

왜 할미봉일까를 검색해보다 몇군데서 자료를 얻었다

 

할미봉의 이름은 그 아래에 있는 할미성의 성터에서 연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할머니가 치마폭에 돌을 날라 성을 쌓았기 때문에 할미성이라 했고 자연스럽게

할미성이 있는 산봉우리를 할미봉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미봉은 본래 합미봉(合米峰)이라고

하는데 할미봉으로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고 정상 조망안내판에도 할미봉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일람표(1961년 발행)에는 합미봉으로 쓰여져 있으며

옛날 한 도승이 합미봉 정수리의 암장을 보고 마치 수백명의 군사가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쌀이 쌓여져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합미봉(合米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도 전해져 온다.

 

 

할미봉에서의 조망(클릭확대)

 

 

 

 

 

 

 

 

 

 

할미봉에서 육십령으로 내려가는길도 밧줄이 상당부분 매달려 있다

 

 

육십령 내림길에서 보는 할미봉

 

 

 

 

 

이제 이틀간의 종주를 끝내고 하산완료지점인 육십령에 이르렀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이고개는 나름대로 사연이 많은 고갯길이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는 경계이자 백두대간의 고개이기도 한 이 육십령을 밟아봤다는 것도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싶다

길을 찾아가는 산객으로서 우리산하의 변방 어디라도 다 밟아보고 싶은 마음은 늘 동경으로 자리하고 있기때문이다

 

 

덕유종주를 보편적으로 육십령고개를 시작으로 하는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접근성이 편한쪽을 택하다보니 무주리조트를 들머리로 하고 육십령을 날머리로 잡았다

리조트에 있는 차량 회수는 장계택시를 이용했다( 육십령~ 무주리조트. \50,000)

준족들은 무박코스로 하루에 끝내기도 하지만  무리없이 진행하기 위해 대피소 일박을 하니 그리 힘든 여정은 아니었다

덕유산을 여러번 찾았지만 종주를 하지못하던차에 마침 기회가 좋아

일정을 잡았는데 눈꽃과 조망면에서 크게 부족함없는 감상을 즐기면서 잘 마무리가 됐다

 

욕심을 부리자면 첫날 북덕유에서의 흐린날씨로 기대에 못미치긴했어도

눈꽃은 볼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적어 한적한 산행을 할수 있었다는게 위안이 된다

겨울 덕유산의 경관은 그야말로 순수와 황홀감을 동시에 주는 멋진 산이기에

산을 다니면서 앞으로도 수없이 다시 찾을것 같다

다음에 찾을땐 더 화려한 눈꽃과 조망을 기대하며 덕유의 품을 늘 그리워하게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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