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4. 9. 14
위치 : 강원 평창군 진부면, 강릉 연곡면
산행코스 : 진고개(1.7km) ~ 동대산(2.7km) ~ 차돌백이( 2.3km) ~ 신선목이(1.7km) ~ 두로봉(3.0km) ~ 신배령(2.5km) ~ 만월봉(2.1km) ~
통마름골(4.4km) ~ 명개리(내청도교)
소요시간 : 8시간(후미기준)
총산행거리 : 20.4km(누계:155.9km) ㅡ 대간거리 : 13.9km(누계:106.2km) , 접속거리 : 6.5km(누계:49.7km)
지난 7구간에 이어 오늘도 날씨는 맑음, 이번엔 쨍하게 파란 하늘까지 제대로 구색을 갖춘 날씨여건이다
높고 광할한 가을하늘의 서곡을 알리듯 그렇게 고대하던 파란 하늘이
마음을 활짝 열어줬다
오늘 구간은 지난번 등로에 비하면 비단길이라니 20km 남짓 거리쯤이야
대간에선 보통 걸을수 있는 거리 아닌가
오늘 산행 방식은 남진이 아닌 북진의 형태로 진행된다니
지난번 날머리 명개리에서 이어지는게 아닌 진고개를 들머리로 삼는다
아마도 진고개에서 오르는게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이유인것 같다
진고개 주차장에서
익숙한 노인봉 코스 들머리를 바로 곁에 두고 대간길은 그 좌측으로 오른다
작년에 노인봉을 가면서 남의 일처럼 대간길 가려면 저기로 가는가보다했던 길을
1년쯤 지난 오늘 내가 와서 걷게된다.
진고개는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와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사이의 6번 국도상에 있는 해발 960m의 고갯마루이다
진고개 주차장에서 하차한 사람들 일부는 노인봉으로가고 또다른 일부는 대간길을 가고...
노인봉으로 가는 사람들이 여유로운 반면 역시나 대간꾼들의 발걸음은 들머리부터 재빠르다
진고개 주차장 들머리에서 오르자마자 먼저 고냉지 배추밭 전경이 펼쳐진다
요즘은 이런 수확기에 밭일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라한다
여기도 일꾼들 생김새를 보니 중국인 인듯하다
내려다보니 진고개 주차장도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숲길이 시작되자
초입부터 제철인 투구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야생화 공부를 깊이하는 사람들은
투구꽃 종류에도 놋젓가락나물,그늘돌쩌귀,세잎돌쩌귀..등등 깊이 관찰하면
구분이 간다고들 한다
나는 그 정도까지는 어림없을만큼 과문한탓에
그 이상의 분류는 자신없고 통칭 투구꽃으로만 부르는데 그쳐야겠다
투구꽃
울창한 숲길은 햇살을 가려 시원하고 살살 오름길이 시작되지만 기운은 상쾌하다
진고개(960m)에서 동대산(1433m)까지는 고도 약 470m의 오름길로 1.7km 거리다
동대산에 이르게되면 산행초반이라 어느정도 몸이 풀려 이후 산행에 가속도가 붙을것 같다
동대산까지는 숲에 가려 조망은 거의 없지만
동대산 직전 진행방향 우측으로 황병산 공군시설물이 보인다
동대산 정상은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어 겨율이라면 시야가 트일법도한데
요즘계절엔 수풀에 가려져있다
비로봉 동쪽에 솟아있어 동대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한다
오대산은 비로봉(1,563m), 호령봉(1,560m), 상왕봉(1,485m), 두로봉(1,421m), 동대산(1,433m)등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동대산 이후로는 괴목들이 많이 있어 조금 여유를 갖고 가면서 감상하는것도
이번 코스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다
동대산 이후 첫 헬기장
역시 하늘빛이 좋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풍경이 된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등로를 보니 이른 봄에 얼마나 많은 야생화들이 피고졌을까
상상을 해본다
대간길을 가면서 꽃피는 시기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시 찾아야겠단 구간들이 점차로 늘어간다
오늘 코스도 일부러 꼭 찾고싶은 구간이다
아직은 훤희 앞이 트이진 않지만 점점 넓게 드러나는 능선의 풍경들을 빨리 보고 싶어
옮기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우측으로 백마능선이 연곡천으로 흘러내리고 좌측으로 만월지맥이 점차로 드러난다
노인봉 백마봉이 연결되는 백마능선은 오대산의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탐방지역이 아니라서 쉽게 가기는 어려울것 같다
괴목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듯......
조망을 보려는 성급한 마음은 무성히 앞을 가리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기웃거려본다
우측으로 가야할 두로봉은 완전히 나무에 가려있고 중앙에
가리봉, 안산,점봉산등 설악권이 감질나게 어릿어릿 비춰질뿐이다
줌으로 당겨온 사진 속에 가리산과 안산이 선명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주걱봉 삼형제봉까지도 잘 확인이 된다
조금더 진행해 가니
좌측으로 철갑령과 만월산이 보이는 만월지맥과 우측 백마능선이 깔끔하게 카메라에 잡힌다
만월지맥(滿月枝脈)은 백두대간 오대산 두로봉과 동대산사이에 있는 1260m봉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쳐 전후재,철갑령(1012.6m), 만월산(628.1m) , 한천산(333.3m) 오산봉(20m) )을 거처
양양 남대천 낙산대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5km되는 양양 남대천의 왼쪽 분수령을 일컫는다
이맘때쯤이 제철인지 여기저기 마가목 열매가 한창이다
울긋불긋한 열매가 곳곳에 매달려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람 몸에 좋다고 하니 채취꾼들이 그만 놔둘리가 없을터,어쩌면 이 길에 더 많은 열매가 있었을지도 모를일이다
어디에선 마가목 열매가 한바가지는 길에 떨어져 있는걸 봤다
아마도 채취했다 흘리고 간것 같다
여기저기 조망을 즐기느라
힘들게 오른 것 같지 않은데 내려와서보니 1421봉이 으젓하게 솟아 있다
매번 겨울철에만 찾아들던
오대산 능선과 계방산도 어깨를 나란히 솟아 있고....
대간하면서 늘 따라가기 바쁘다보니 제대로 폼잡고 찍은 사진 한장이 없다
이번엔 같이 한 일행이 언제 꽃사진 찍는 모습을 도촬?했는지 내 사진 한장을 얻을수 있었다
갑자기 출현한 흰색 차돌바위, 이름하여 이곳이 차돌백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큰 차돌이라고한다
이 구간은 유난히도 곳곳에 괴목들이 많이 산재해있어
단조로운 숲길에 명물처럼 보여진다
당분취
동대산에서 차돌백이 신선목이로 가는 길은
어찌나 순하고 꽃들도 많은지 이런길은 산책하듯 천천히 걷고 싶은데
그 반대로 길이 좋으니 빨리 걸어가자는 사람들이 더 많은게 아쉽다
일행들 자취가 안보이면 이쁜 꽃도 순한길도 나혼자 마냥 즐길수 있는게 아니니 훗날 개인적으로
다시 찾아와 놀다가야겠단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신선목이 주변으로는 까치박달나무와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고
초원처럼 형성돼있어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신선목이
이후부터는
신선목이까지 걸어온 순한 등로가 점차 고도를 높여가면서 오름길이 이어지고
다시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가물거리며 멀리있던 주문진 바다까지 가까이 와 있다
계속 걷는중에도
여전히 만월지맥의 능선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고,.,,,,
몇번을 봐도 더해서 늘어나는 능선이 겹치면서 더 눈길을 끈다
진범
만월지맥 맞은편쪽으로는 백마능선상의 백마봉만 잘 보일뿐 노인봉 황병산 일대는
나무에 가려 조망대를 찾기가 어렵다
씨방이 맺혀가는 진범은 오리 두마리만 남았다
진범
하늘빛의 유혹일까 만월지맥 능선을 점점 넒게 보는 재미일까 자꾸 시선이 이쪽으로만 향한다
만월지맥에 대한 호기심도 저절로 들수밖에없다
아직 가야할 산이 더 많은데 언제 만월지맥까지 밟아보겠다고 부질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지....
백마능선 뒤로 우측에 그간 잘보이지 않던 선자령 주변의 매봉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두로봉 직전까지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먼저간 일행들 목소리가 들린다
두로봉에 거의 다 온 모양이다
"힘들다"를 연신 외치며 안부에 닿는가 싶더니
두로봉 삼거리인 상왕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신선목이에서 두로봉 삼거리까지 고도차이가 있어 오름길이 조금 힘들었다
먼저 온 일행들의 점심 식사가 거의 끝나갈때쯤 도착했지만 이후 만월봉까지 길이 좋다고 하니
마음은 한결 여유롭다
점심을 먹은 자리에서 다시 황병산을 찾으니 우측 끝으로 아직도 구름 속에 갇혀있다
노인봉쪽을 줌으로 당겨봐도 아직은 보여줄 마음이 없는듯하다
점심을 하면서 쉬기도 했고 심신이 편안한 상태에서 두로봉 넓은 헬기장을 보니
행복감이 느껴진다
두로봉 역시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어 정상부가 시원스럽게 열려있다
마침 구름의 움직임으로 한바탕 쇼가 벌어지고 있다
가끔 어떤 산기를 보면 두로봉에서 길을 잘못들어 알바를 하게됐단 사람들이 더러 있다
만월봉으로의 진행방향은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있는 쪽이다
그런데 우측 길로 가는일도 가끔 있는듯하다
구름이 그려내는 그림을 감상하느라 두로봉에서 또 시간을 허비?했지만
언제 또 그 순간을 즐길수 있을까
좋은 산행의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황병산쪽은 여전히 구름이 몰려있네...
안보이면 계속 그곳만 신경쓰게 된다
두로봉을 내려서는 길은 처음에는 까다롭기도 하다 잠시 그 구간을 지나면 신배령까지
길이 좋다
벌써부터 응복산과 약수산, 멀리 설악권까지 조망이 나를 부른다
조망을 누리는 복을 일찌감치 주는 대신 이렇게 늦게라도 속 시원하게 갈증을 풀어주니
그 감사함이 더 한것 같다
이전의 대간 구간에서 흐린 시야 속에 막연하게 큰 방향만 잡아서 짚어보던 산군들이 일제히 드러난다
그야말로 묵은 체증이 한방에 날라가는것 같다
위 사진상의 약수산과 응복산 능선뒤로 설악산 서북능선을 당겨봤더니 어느정도는 모습이 드러난다
우측끝으로 대청,중청봉은 구름속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이쪽에서 보니 우측의 철갑령도 그리 높아보이질 않는다
만월지맥이 양양 남대천으로 맥을 다하는 목습이 그려지며 중앙의 나지막하게 솟은 만월산이
그 끝에서 작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고있다
신배령으로 가는 길은 초원의 비단길 같다
마치 누군가 구부려서 한껏 모양을 낸것 같은 괴목도 작품처럼 서 있고....
이제야 그렇게 보고자 애쓰던 황병산쪽 조망이 드러나나보다
가렸던 구름이 어느정도는 사라져 백마능선 우측 끝, 노인봉 뒤로 황병산이 인색하게 드러난다
황병산 좌측으로 소황병산과 선자령 능선도 더듬거려본다
노인봉과 황병산을 줌으로
잘생겼다 저 능선들....
신 돌배가 많아서 신배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과거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부연동 마을과
홍천군 내면 명개리 조개동 마을을 잇는 고개 였다고 한다
두로봉 정상에 이어 신배령에도 출입금지 구역이라는 안내문이 서있다
대간능선을 이어가려는 대간종주자들에겐
이렇게 뚝뚝 끊어서 통금으로 제한하는게
참으로 불편한 안내문이다
신배령 이후 위치 표시는 A-1,A-2.........A7
아마도 산림자원을 관리하려는 나름의 표시인듯하다
다시 구름에 덮힌 노인봉을 본다
지도상으로 보면 신배령지나 바로 왼편으로 조개골 갈림길이 있다는데
수풀로 가려선지 확인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
신배령을 지나 만월봉으로 가는 길이 다소 지루하다
복룡산 분기봉인 1210봉은 우회하고 만월봉으로 대간길이 끝날듯하면서 이어진다
(글자가 사라진 한쪽 이정목 사진 위에 내가 표시를 해둔다)
만월봉 직전의 나무계단 오름길을 만나 이것만 오르면 만월봉이구나 싶었는데
그건아니고,
대신 조망이 보상을 해준다
목전에 만월봉을 두고
좌측 구름에 가린 두로봉에서 상왕봉 ,비로봉 소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조망한다
구름에 가린 두로봉에서 걸어온 대간능선도 멋진 하늘길을 만들고 있다
드디어 오늘의 대간능선의 끝지점 만월봉에 도착한다
비로봉에서 이곳을 보면 만월같다하여 불려진 이름이라고도하고,
200년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보고 바다에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단다
그런데 만월봉 정상은 협소하고 그리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장소는 아니다
만월봉에서의 파노라마(클릭확대)
만월봉에서의 조망이 이리도 좋았구나,,,
좌측 응복산과 그 너머로 조봉능선도 이름을 불러본다
산행막바지까지 그대로 푸른물들어 있는 하늘과
멀리까지 눈을 뜨게 한 조망 역시 자연에 감사할일이다
지난구간 하산길처럼 만월봉에서 통마름 갈림길 삼거리로 이동해 기나긴 하산길에 든다
통마름 골에서 내청도교까지는 다시 4,4km를 더 내려가야하니
하산완료까지는 6.5km가 남아있다
하산길 족적은 뚜렷하지만 동네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샛길이 있어
직진으로 내려가다 좌측으로 오름길인듯한 등로로 방향을 틀어서 진행한다
거리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수없으나 직진길보다 조금 짧은 듯하고
등로 표시는 나무에 분홍 비닐끈으로 매달아놨다
소로길에다 그리 뚜렷한 길은 아니어서 간간히 매달은 분홍비닐끈을 유심히 보고 가야한다
어느 길을 택하든 큰 차이는 없으니 초행이면 뚜렷한 등로로 가는게 나을것 같다
하산하면 종일 흐른 땀을 씻어줄 계곡물이 잇다는것도 고마운일,,,
종일토록 걷고 땀 흘리면서 속세의 찌거기를 걸러내고 다시 자연 안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갈수 있는
산행이야말로 산꾼들에겐 자연이 주는 최대 혜택인것 같다
오늘의 하산 날머리는 우측 길, 지난구간에선 차가 서있는 길로 내려왔다
이제부터 계곡길따라 내청도교까지 지루한 길을 걷는다
명개교,응복교,통마름교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
걸으면서 통마름 골의 속내를 간간히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지루한 하산길을 달래본다
딱히 이유는 모르겟지만 요즘들어 유난히 산행이 힘들어진다
산행과정에 지쳐서 힘들겠단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닌다
아무리 편한 길도 20km가 넘으면 몸이 고단한건 사실이지만
오늘 대간길은 이전길에 비하면 축복 같은 길이어서 그나마 제일 힘이 안들었던 구간이다
내년 어느 봄날에 다시 와서 마음껏 꽃사진도 찍고 느긋하게 머물다 갈 생각을 하면
즐거운 기다림이 되어줄것 같다
산은 늘 그 곳에 있으니 내가 변덕을 떨지 않는한 산은 나를 기다려 줄것 같다
나를 기다리는 존재가 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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