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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산 &지장산 향로봉

산과 여행/서울·경기

by 여정(旅程) 2006. 10. 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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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6. 10. 01

 

위치: 경기 포천시 관인면,연천군 연천읍 (종자산 643m)

  

산행코스 : 늘거리 -자연석굴  -주능선 삼거리 - 종자산 - 610봉-서북능선(억새밭) - 사기막고개- 지장산 향로봉 - 중리저수지

 

 

 9시 산행시작, 5시 15분 하산( 8시간)

 

벌써 단풍이 지난주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밤나무들은 언제 그렇게  알알이 가시송이 속에 알밤들을 품어 키워냈는지

지나는 객들마다 밤나무아래를 그냥 지나쳐가진 않는다

 

천자만홍 완연한 추색은아니지만 가을 가뭄 속에도 치열하게 물들어가는

가을산들은 조락 마저도 자연의 황홀함인양 제멋대로 흥에 취해간다

침묵의 겨울을 보내고 칠보단장으로 색색깔 흐드러져 오는

봄이 오는가했더니 어느새 초록지천으로 떠들썩한 여름도 지났다

 

늦여름의 어느한때를 온통 혼란으로 또는 몽환으로 뒤엉켜진 마음은

여전히 불편한채 가을을 맞는다

환절기의 생각들은 가끔씩 위태로왔고 어느 누구에게도 보호밖의 일이다

몸은 늘 밖을 향해 나갔지만 번번히 나는 내안을 떠나지 못했다

 

시월의 첫날

나는 또 산행을 시작한다

'잊혀진 계절'이 하필이면 구월의 마지막 날 

나의 화두가 되어버렸는지 잠 한숨을 못들고 뜬눈으로 새벽을 맞는다

약 멀미로 시달렸던 후유증인가

시간이 멈춰버린듯 뒤척임조차 없는 적요의 밤이 흐르고

감정의 무풍지대를 찾아 집을 나선다

 

자드락길이려니 들어선 종자산의 초입은 떨어진 밤송이들로

지나는 걸음이 자주 멈춰섰다

그간 무던히도 뭇사람들의 손을 탔을 밤나무에는

여전히 닿을듯말듯  밤송이가 매달려있다

언젠가 사패산에서 밤을 줍던 기억이 난다

바닥에 널려진 밤송이를 줍는 재미를 더해 밤나무를 털어낼때마다

타다닥 떨어지는 그 소리가 참 정겨웠다

내게 그런 시간이 있었구나..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기억이다

 

밤나무,상수리나무 숲길은 얼마안가 척박해보이는 산길로 바뀌었고

묵은 낙엽덤불을 밟을때마다 산흙 먼지가 시야를 흐렸다

내내 가을이었던것 같은 숲속에선 불쑥불쑥 기암들이 튀어나와

눈길을 끈다

연신 미끄러지는 가파른 오름길이니 올라가 조망할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다

 

"힘들다"긴 한숨으로 내뱉어지는 잦은 주저 앉음은 오늘의 폭탄이란

꼬리표를 달아야했고 조갈난 몸에선 쉼없이 물을 찾았다

도무지 가시지 않는 갈증이 산행을 더디게만 한다

동시에 2개는 잘 쓰지 않던 스틱에 힘을 분산하고 천천히 직벽같은 산릉을

올랐다간 또다시 낙하하듯 급하게 내려친다

 

심산의 기운이 느껴지거나 유장한 산줄기는 아니지만

단조롭지않은 산행코스는 종자산이 주는 끌림이기도 하다

억새와 개망초가 어우러진 언덕에서 너나없이 아름다운 유치를

즐겼던 가을 오후의 기억 역시 마음 한갈피에 또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지장산 향로봉이 점점 가까이 올려다 보일때쯤 종자산의 종주는 끝이났다

산넘어 산,다시 준령을 오를 생각을 하니 심상치 않은 산마루가 고행을 예고한다

향로봉이야말로 끝까지 오르다 산정을 찍고 급하게 내려와야 하는 형국이다

폭탄의 몸으로 올라갈일이야 말해 무엇하랴

이미 떠나온 몸이니 이젠 끝을 보지 않고는 시작안하느니만 못한일,

숨어드는 신음 속에 고단을 묻고 말없이 걸어간다

 

"오르고또오르니 그곳에 닿기는 하는구나"

향로봉 헬리포트에 앉아 잠시 졸고싶단 생각이 든다

힘든게 끝났다는 긴장의 이완,그러나 남은 하산길은

가히 위협적인 모래자갈 급경사의 절벽길이었으니

어느 산이든 쉬이 볼일이 아니란걸 새삼 또 느낀다

휘어져 돌아가는 경사도가 난코스중에 난코스다

게다가 뒷사람이 굴러내리는 돌까지 피해가며 비탈길을 내려오는데

순간순간 위험을 피하기가 여간 어렵지않다

지탱한 나뭇가지가 꺽여 사람들이 구르고 모래가 한꺼번에 몸뒤로

쏟아져내려 먼저 내려가는 난 누구보다 위험을 느낀다

그런 상황에선 누군가 거리를 잘 조정해서 지시를 해주어야 겠다

결국 다리에 굴러내려오는 돌을 맞았는데 큰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어찌나 정신을 쏙 뺄만큼 험난했는지 내려오고나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가슴이 떨리는듯하다

마지막 하산길에서 일반적인 길이 아닌 다른곳으로 살짝 비켜내려온듯 하다

 

산길이 구비구비 변화롭다

힘겹게 오르는가하면 다시 깍아지르듯 급하게 내려치고

오르락내리락 밋밋하다 싶으면 들꽃천지 억새밭이 나타났다

무인지경 고요한 산길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또 얼마나

청아했던가

탈속을 꿈꾸며 산에서 보낸 가을 오후는 그렇게 또 흘러갔다

 

 

 

종자산 초입길

 

 

 

 

 

 

 

 

 

 

 

 

 

 

 

 

 

 

 

반듯하게 정리된 가을들판

 

 

 

 

곳곳에 나타나는 암봉들

 

 

 

 

 

 

 

 

 

 

 

 

종자산 정상에서

 

 

 

 

 

 

 

 

 

 

 

 

 

 

 

 

 

 

향로봉 그 뒤로 좌측에 삼형제봉 우측 관인봉 뒤편 중앙  지장산

 

 

산부추

 

 

 

향로봉 헬리포터에서

 

 

 

 

 미역취

 

 

 

 

 

 

억새와 개망초...이곳만을 보러 산행하는것도 괜찮을듯..아름다운 가을꽃밭!

 

 

 

 

종자산에서 올려다본 지장산 향로봉

 

 

꽃향유

 

 

 

 

지장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내리막길 (사기막고개)

 

 

 

물이 마른 중리저수리

 

 

지장산에 올라 종자산을 내려다봄  능선 중간에 구불한 선이 우리가 산행한길

 

 

 

 

지장산 산행코스

 

 

 

향로봉

 

 

 

 

 

 

 

 

 

 

 지장계곡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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