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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관인봉

산과 여행/서울·경기

by 여정(旅程) 2006. 11. 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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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6.11.26

 

위치 : 경기 포천시 관인면 (높이 :710m)

  

산행코스 : 중리저수지~자장원 계곡 도로 ~ 고갯마루 ~ 동릉 ~ 남쪽 주능선 ~ 관인봉~

                관인북봉 ~ 서남쪽 지능선 ~ 성터 ~ 보가산성지 ~중리저수지 (6시간 30분)

 

늦가을 인적드문 관인봉 가는길은  올해 마지막 가을을 느끼게 해준 산행이다

주차장에서 본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지장산으로 향하고

우리 일행만 관인봉으로 오른다

일전에 종자산과 지장산 향로봉을 산행한 기억이 있어 낯설지 않은 길이다

 

무섭게 질주해오는 오프로드 차량에 잠시 한눈을 팔면서

사람들이 낙을 찾는 방법도 참 천태만상이란 생각을 해본다

무지막지한 바퀴를 굴리며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스릴감은 그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까

그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젬병인 나는 자연을 훼손할 소지가 큰 사람들이라는

반감부터 먼저 든다

그래서 평범치 않은 옷차림,진한 선그라스에 가려진 그들의 눈빛까지도

불량스럽게 치부한다

확실한 편견이자 내가 하지못하는것에 대한 질투심이 투영된 생각일수 있다

여하튼 그것은 나의 몫은 아닐테니 수월케 생각을 접지만

사실 그 차량에 한번 동석하고픈 은근한 욕심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지장산, 종자산이 그러했듯 지장산과 맥을 잇는 관인봉이라 하니

크게 찬탄을 불러낼만한 경관은 애초부터 기대안하기로 한다

대신 가을을 떠나보내며 호젓한 산행을 할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자박자박 걸어 숲길로 들어선다

나무들은 모두 옷을 벗고 수척한 모습으로 성긴 가을 바람을 맞고 있다

소슬바람이 무던히도 불어와 나뭇가지의 잎들을 떨구었나보다

잎새하나 달려있지 않은 마른 나목들이 긴 목을 쳐들고 저홀로 정정하다

나무들 어깨를 겯고 있는듯 하지만 한참을 봐도 서로들 무심하다

함께 산에 오르는 사람들 모두가 그와 같다

 

초록에 지쳐 단풍들었듯 이젠 단풍도 지쳐 조락을 맞이함인가

더이상 내어줄것이 없다는듯 빈 가지로 서서 시뜻한 표정들이니

더욱 감정이 잦아들어 침묵일 수밖에 없다

발목까지 묻히는 낙엽들은 길을 덮어 간혹 길을 사라지게도 한다

남루한 표지기라도 나무에 달려 있으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낙엽 숲속.

사람들 발길이 잦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표지기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길은 거의 없고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표지기를

찾아 길을 따라 간다

어느 때인가 맨처음 나무에 매달줄 알았던 그 사람은 어떤 마음에서였을까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산악회 표지기 덕분에 길 없는 숲길을

헤매지 않고 잘 찾아 간것 같다

 

오르고 내리고,

치오르는가하면 단애에 서서 여유로운 조망도 누리고,

간간히 나타나는 기암들과의 만남은 차분히만 걸었던 산행의 엣지와도

같은 인연들이다

 

색이 바래가는 단풍과 조락을 보며 떠나가는 가을을 지켜보고 온 기분이 든다

한바탕 철갈이를 끝내가는 산자락의 풍경은 그저 고요할뿐이다

가야할때를 알고 떠나가는자의 뒷모습이 아름답듯

그렇게 지는 가을의 아쉬움 역시 아름다운 여운으로 남을것 같다

 

 

 

 

 

 

 

 

 

 

 

 

 

 

 

지장산

 

 

 

철원평야 일대(동송)

 

 

 

북쪽으로 보이는 금학산 정상

 

 

 

 

 

 

 

 

 

 

 

 

 

 

 

 

 

 

 

 

관인봉

 

 

 

 

 

 

 

 

 

 

거짓말 처럼 핀 진달래

 

 

유리산누에나방 

 

 궁예성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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