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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

산과 여행/강원도

by 여정(旅程) 2013. 5. 2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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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13. 5. 23

위치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산행코스 ; 필례약수 - 한계령 갈림길 - 가리봉 - 주걱봉 우회 - 느아우골 갈림길 - 삼형제봉 방향(20분) - 안가리산리

 

 

 

 

 

설악산의 5대능선(공용,화채,용아,서북,가리봉)중 하나인 가리봉은

설악산 국립공원내에 있으며 많이 찿지 않는 산이기도 하다.
가리산 능선은 가리봉(1,518m), 주걱봉(1,041m), 삼형제봉(1,225m)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있다 .

 

가리산의 들.날머리는 한계령이나 느아우골,장승고개,안가리산리,필례약수등 여러 코스가 있다

주로 한계령에서 올라 느아골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느아우골은 태풍때 큰 피해를 입어 길이 무너져내린 상태라

위험한 너덜길과길 역시 희미하여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가리봉능선은 현재까지 출입통제가 있는 곳이라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고 그때문인지 등로에 번듯한 이정표 하나가 없다

갈림길이 많지는 않지만 길 자체가 뚜렷하지 않고 불편을 겪는 길이 거의 대부분이라

수월하게 진행할수 있는 등로는 아니다

 

 

 

 

 

 

전날 방태산에서 널널산행으로 가벼운 워밍업은 되었지만 가리봉 산행은 일행들 모두가

초행지고 선답자들의 인터넷 기록을 참고로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은 필례약수에서 시작하여 안가리산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먼저 방태산에 가 있던 산벗의 합류로 차량이 두대가 되었기에

안가리산1교 입구에 한대의 차를 주차하고 필례약수로 이동한다

 

 

필례약수 주차장에 도착하니 '은비령'이란 말이 기억을 깨운다

책도 읽지 않았고 소설가 이름도 잊고 있었지만 은비령이란 제목의 소설을 알고는 있었다

銀飛嶺 또는 隱秘嶺 ..작가가 의도한 은비령이 어느 것인지는 정확히 알수없지만 

아마도 후자의 은비령이 이곳 지명 일 것이다

원래는 필례고개를 그렇게 부른것이라고 하는데 거론된 어떤 것이든 뭔가 오지의 땅,

뭇 사바의 세계 와는 격리된 감성적인 지명인것 같아

산행시작부터 호기심이 인다

 

 

 

 

 

필례약수의 물맛은 약한 탄산성질이 느껴지고 물맛이 조금 비릿한게 달게 마실물맛은 아니다

 

 

 

 

 

약수터를 지나오는데 동네 사람인듯한 분들이 "거기 못가게 지키는 곳인데..." 하면서 말끝을 흐린다

나도 그렇지만 일행들 모두가 오늘 산행을 통제로 못갈것이란 생각을 전혀못해봤다

아마도 공공연하게 산기록들이 올라와 있어 그냥 가면 갈수 있는곳이란 선입견이 있던탓일거다

일단은 아무런 이정표나 리본이 없어 약수온천에서 좌측으로 들어선다

 

 

 

 

 

 

그렇게 50m 쯤 가다보면 우측진입로와 직진길이 갈라지고 일행은  우측진입로를 택한다

나중에 기록을 더 찾아보니 노란색화살표방향으로 더 진행하다가 능선에 붙는 길도 있는 것 같다

사실 필례약수에서 오르는 길은 다른 들머리보다 길찾기가 어려웠다라는 기록들을 봤을뿐

정확한 등로는 어느것이 맞는건지 모르겠다

 

 

 

 

 

우측으로 묘지 몇기를 지나 숲길로 들어선다

 

 

 

 

 

 

 

 

 

 

방태산에서도 많이 본것이지만 이쪽은

 자주색 매발톱이 많이 보인다

 

 

 

 

 

숲길로 들긴 했는데 길은 있는듯없는듯  나물꾼들이나 다녔을법한

길이 계속된다

 

 

 

 

 

 

길이 안보이는 숲속이지만 꾸준하게 오름길이 지속되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혹시 알바중인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정도로 길은 분명치 않다

간혹 우거진 숲 나무사이를 빠져나오다보면 맞은편 서북능선이 방향감각을 알려주기도 한다

 

 

 

 

 

 

한계령이 내려다보이는 지점....계속 좌측으로 능선을 타고 가야한다는 생각만 들뿐이다

 

 

 

 

 

때로는 바위가 앞을 막고 있어 다른 길을 찾아 보기도 하는데 워낙 사람들이 뜸한탓인지 바위에 석이버섯이

그대로 남아서 붙어있다

길만 뚜렷하고 어느정도 산행길이 궤도에 올랐다면 해찰을 부려보겠지만 아직은 맞는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먼저

가져야할때다

 

 

 

 

 

어느정도 하늘이 보이는 정도의 능선에 올라오니 제법 등로같은 길이 이어진다

그러면서 가리봉으로 연결되는 뚜렷한 능선이 보인다

본격산행은 저 능선으로 옮겨가야 시작하는거나 다름없는데 접속거리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역시 사람들이 적은 변방의 산에는 모든 야생화도 곱게 피고지는것인지

만나는 꽃들마다 또는 이미 진 꽃들도 한결같이 보존 상태가 좋아보인다

방태산에서 못본 나도옥잠화가 반겨준다

오늘은 고생길이 될것 같아 디카하나만 들고 산행에 들었으니 큰 욕심은 내려놓는다

 

 

나도옥잠화

 

 

 

 

두루미꽃과 나도옥잠화가 지천인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 힘을 쏟을만큼 쏟은후에

가리봉의 또다른 들머리인 한계령 갈림길과 마주한다

 이 갈라지고 내팽겨쳐진 이정목이 가리봉에서 유일한 안내판이었다

한계령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필례약수에서 시작하는것보다는 수월했으리한 생각이다 

 

 

 

 

 

한동안 길이 분명해지면서 알바는 하지 않겠구나 했는데 결코 편한길은 한군데도 없이 계속 긴장을 유지하면서

걸어야한다

그와중에도 맞은편 서북능선의 시원한 조망은 갈길 먼 걸음을 수시로 잡아끌었고...

 

 

 

 

 

 

 

 

어제 방태산에서의 농무 정도는 아니라 웬만큼은 시야에 잡히지만

지나온 능선의 우측 멀리로는 방태산 자락이 있을텐데 아쉽게도  보이질 않는다

 

 

 

 

 

 

 

 

 

 

 

 

 

 

 

 

 

 좌측 우뚝 솟은 봉우리가 너무 위압적이라 혹시나 가리봉이 아닐까 상상도했지만

가리능선상의 무명봉에 불과하다

 

 

 

 

 

이 봉우리를 넘고 또 뒤로도 몇개의 봉을 넘어가야 

가리봉에 오를수 있다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니 계속 올망졸망한 연봉들을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너머로는 귀때기청과 중청,대청이 포진해있다

 

 

 

 

 

 

가리봉에 다가설수록 주변은 점점 비경이 되어가고 새삼 가리봉의 존재가 대단해보인다

가리봉의 북릉인 12연봉이 장수대쪽으로 유려하게 자락을 드리운 것 역시 빼놓을수없는 절경이다

 

 

 

 

 

서북능선을 타면서 이쪽을 보면 가리봉,주걱봉,삼형제봉이 나란히 그림처럼 서서 유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당시만해도 통제지역이라 가기 힘들거란 생각만했었는데 이렇게 그곳을 밟고 있다니 ....

 

 

 

 

 

 

주변경관이 볼게없었다면 오르내림길 퍽이나 힘들고 지루했을텐데

오길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풍경이 계속해서 나타나준다

이제 가리봉 정상은 좌측 봉우리로 근접화되고 있다

 

 

 

 

 

 

 

 

가리봉

 

 

 

 

또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서 다시 돌아보는 지나온 능선길...

 

 

 

 

가리봉을 목전에 두고 쨔잔~!!!

오늘 산행중 최고의 조망이 펼쳐진다

남의 산기록에서 이미 봤던거지만 얼마나 가슴이 뛰던지...

주걱봉을 우회해서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창창해보이는데  오래 바라만보고 싶은 마음이다

 

 

 

 

 

 

 

12연봉과 서북능선

 

 

 

 

 

필례약수에서부터 가리봉 정상에 오기까지 고생을 한 길이라 유난히 더 표지석이 반갑게 느껴진다

 

 

 

 

 

 

안가리산리에서 남릉인 소가리봉 능선을 타고 오는 코스도 있다는데 저 능선을 너머 오는것도 쉽지 않으리란 생각이다

 

소가리봉

 

 

 

 

이번엔 한창 피고있는 진달래를 넣고 찍어볼까

 

 

 

 

 

 

 

 

 

조금씩 위치를 바꾸면서 찍어도 큰 변동은 없지만 다시 볼 기회가 있을까싶어 여러번 셧터를 눌러댄다

 

 

 

 

이제 가리봉에서 내려와 주걱봉으로 향한다

 

 

 

 

 

 

가리봉을 내려와

서 올려다보니....

삼형제중 맏형인 가리봉 자체는 어느쪽에서봐도 평범한데 나머지 형제들의 후광이 큰탓에

나란히 있으면 어우러져 더 멋져 보이는것 같다

 

 

 

 

 

가리봉 북릉 12연봉과 서북능선이 서로 자태를 겨루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것 같다

 

 

 

 

 

 

 

 

 

 

 

 

 

 

 

 

 

좌측 전위봉과 주걱봉 사이의 뾰족한 바위봉은 소주걱봉 또는 촛대바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가리봉으로 이어지는 가리봉의 남릉선

 

 

 

 

 

 

 

 

 

 

저 아래 장승고개쪽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까지 타고 장승고개로 하산하는 준족들이 있는것 같다

그럴경우 시간은 10시간이상??

그간 지나온 등로의 상태를 보건데 나는 도저히 소화하지 못할 산행이다

 

 

 

 

 

 

 

 

 

 

 

조심조심 어느 한군데 방심을 할 구간이 없다

 

 

 

 

 

 

 

 

 

 

 

 

 

 

 

 

 

 

 

촛대봉과 주걱봉에 다가갈수록 올려다보는 높이가 굉장하다

 

 

 

 

 

 

 

 

 

 

촛대봉 우회길은 오늘 산행의 가장 어려운 구간이 된다

바로 아래가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에다 줄잡기도 어중간해서 앞뒤로 남자들이 호위에 나선다

 

 

 

 

 

 

 

 

 

 

 

 

 

 

 

 

이렇게 바위 사면에 붙어 가야하는  길이 또 얼마나 많은지...

 

 

 

 

 

 

 

 

 

전방엔 12연봉, 좌우로는 주걱봉과 촛대봉이 대협곡을 이루고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려니 아찔하다

 

 

 

 

주걱봉을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니 올라가볼 엄두도 안난다

실제로 이곳은 쉽게 오를 구간이 아니라 장비를 갖추면 모를까 올랐다는 기록이 거의 없다

조금 더 진행해 옆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보지만 역부족이다

 

 

 

 

 

덩치가 워낙 크니 지나면서 옆구리를 올려다봐도 거대한 규모다

 

 

 

 

 

주걱봉을 밑으로 돌며...

이쯤해서 길은 묘연해지는데 계속 직진해가느냐 주걱봉을 끼고 리본이 몇개 달려있는 곳으로 올라  가느냐 갈등하다

후자쪽을 택한다

100m정도 올라오니 길은 끊겨 있는듯보인다

일단 삼형제봉 방향으로 길을 잡고  다시 올라온만큼 급경사길을 치달라 내려가니 어느정도는 인적이 있던 길이 다시 나타나준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사진상 전방에 삼형제봉이 얼핏보이고 그를 목표로 길을 잡아갔다

중앙 나무를 기준으로 좌측으로도 길이 있고 우측으로는 주걱봉을 올라갈수 있을법한 길이 있다

일행은 가운데 내림길을 택했다

 

 

 

 

 

 

 

 

군데군데 앵초를 만나 반가운 마음인데 경사가 심해 멈춰있질 못할정도다

 

 

 

 

설명이 어려운 지점이지만 여하튼 짧은 급경사 거리를 내려와 등로와 만났으니 다행이다

 

 

 

 

이후  느아우골 갈림길까지는 길이 어느정도 보여 큰어려움없이 진행한다

나무들에 가려져있는 삼형제봉은 등로와는 조금 떨어져 보인다

 

 

 

 

 

 

아무런 표시가 없지만 지도상 안부가 되는 이곳이 느아우골 갈림길이다

이곳 안부에서 5분정도 진행해가면 좌측으로 첫갈림길이 나오고 두번째 갈림길은 20분정도 더 진행한다

나중에 기록을 더 찾아보니 결과적으로는 두 곳 다 안가리산리로 하산하는 길이다

우리는 두번째 갈림길을 택한다

 

 

 

 

 

우측 느아우골쪽으로 리본이 달려있으나 전혀 등로라고는 볼수 없을만큼

잡목이 가로막아 어수선하다

 

 

 

 

 

 

 

 

느아골 갈림길을 지나 돌아보니 주걱봉의 모습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20분정도 진행한후 좌측으로 갈림길 확인

앞서간 선두가 안가리산리 갈림길임을 지도에서 재확인한다

 

 

 

 

 

이후 하산길은 무난한 상태였고

산길을 내려서니 전방에 사방댐과 그 옆으로 고추밭이 보인다

 

 

 

 

지나온 능선을 올려다보니 산행의 감회가 새롭고...

 

 

 

 

 

 

 

 

안가리산2교

 

 

 

 

 

 

 

아침에 주차를 해둔 안가리산1교까지 내려와 무사히 하산을  완료한다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다시 필례약수로...

 

 

 

 

 

 

설악산의 서북능선이나 대청봉을 오를때마다 항상 눈길이 머물던 산..

 

미답지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리봉은 좀처럼 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욕심조차 접어두고 있었던 산이다

산행기록을 쓰는 내내 산행 당시의 생생한 느낌들이 전해져

그냥 기분이 좋았다

대부분은 가고 또 간 산을 가다가 오랜만에 미지의 산을 다녀오니

늘 마음 속으로 갈망하던 산행이 이런거란 생각이 든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 하나하나가 새롭다

미지의 산길을 찾아 나선다는게 얼마나 가슴 설레고 진한 성취감을 갖게 하는지...

 

가리봉은 순한 등로가 한군데도 없었던것 같다

그러나 우회를 전제하면  대단히 어려운 위험구간도 없다

 그럼에도 이정표는 말할것도 없고 산마다 흔하게 매달려있는 리본조차 인색한

그야말로 금지된 산행길이란 표시가 난다

통제의 이유가 생태복원인지 위험구간이 포함되어 그런지 아니면 관리에 대한 책임회피인지

도무지 통제 이유를 모르겠다

 

산행중엔 엄청 힘들단 생각에 두번 다시 못올 곳이란 말을 몇번씩 하면서 지나왔지만

시선을 잡았던 풍경들을 떠올리면 또다시 찾아 나설것 같다

과연 설악의 감춰진 비경을 공짜로 볼수 있는건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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