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킹 코스 >
페데루 산장 ~ 세네스 산장 ~폰티첼로 ~ 프라토 피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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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약속한대로 친절한 택시할아버지는
약속시간 전에 택시를 호텔앞에 세워두고 계셨다
꽤 연로하신 분인데도 서비스 정신이 몸에 배어있는듯
끝까지 자기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다시 이어지는 트레킹 길은
구불구불 시멘트 포장길을 올라가는 반갑지 않은 길이다
4륜구동차가 간간히 지나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길은 여러 형태로 바꿔가며 이어진다
트레킹길에서
노부부의 편안한 휴식을 바라보며
나 역시 늦은 나이까지 이런 트레킹을 갈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페스쿠 평원을 지나는길에 세네스 산장이 나타난다
우리와 산장은 참새와 방앗간 같은 관계니
여기서도 맥주나 커피, 주스등을 시켜 놓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다 간다
세네스 산장 (2,126m)
고산지역에선 에델바이스를 화분에서도 키울수 있나보다
산장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에델바이스 화분이
이 산장을 더 기억나게 할것 같다
카푸치노 한잔의 휴식이 또다시 남은 길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넉넉한 초원의 방목지 페스쿠 평원을 뒤로 하고
또 다른 세계로 걸어가는 일행들의 발걸음은 늘 나보다는 앞서있다
오늘 일정도 평범한 트레킹코스로 이어진다
숨겨진 굴곡없이 훤히 드러나는 길...
늘 그래왔듯
산장은 지칠 기미가 생길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준다
비엘라산장
산장 뒤로 보이는 산은 시코펠 산이다 ( (Seekofel/2810m)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대여섯명이 열심히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산장 뒷편에 개불알풀이 피어있는걸 보고 혼자 웃음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밭두렁 주변이나 시골민가 낮은 지대에서 흔히보던 꽃인데
돌로미테 고산지대에서도 자랄수 있었다니 흥미로운 일이었다
Seekofel 또는 Croda delbeco/ 2810m
시원한 맥주에 간단한 점심을 먹고 비엘라 산장을 떠난다
루트는 시코펠산 방향으로 올랐다 내려가는 길이다
3/4번 폰티첼로 방향으로...
말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샘터인듯하다
음용수로는 미심쩍지만 덕분에 차가운 물에 땀을 씻고 간다
돌로미테오기전 마침 티비 '영상앨범 산'에서 방영할때 보여준 산이라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크로다 로싸는 '붉은산'을 의미한다고 한다
피콜로 크로다 로싸 (2,859m)
아래는 깊은 협곡이고 폰티첼로로 가는길은 협곡을 끼고
가파르게 내려가야한다
우측 끝자락에 트레치메 일부가 보이는듯하다
절벽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피어있는 에델바이스
작은 산장이 또 하나 보이고....
다른 산장처럼 사람들이 안보이고 적막한 산장이다
그래선지 일행들도 마당만 기웃거리다 그냥 지나쳐간다
Malga Cavalli di Sopra 산장(2164m)
4번길 폰티첼로...
협곡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구불거리며 이어지고 있다
물들어가는 자작나무를 보니 잊고 지냈던 계절이 떠오른다
그렇게 올여름 치열하게 더웠는데
한국에도 좀 서늘해 지고 단풍도 물들기 시작하려나...
폰티첼로로 가는 내리막길은
거리가 길면서도 풍화작용으로 바위가 부서져내린 잔돌들이 많아
부상의 위험이 있는 길이다
결국은 한번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다들 안전하게 잘 내려왔다
특이하게 생긴 나무뿌리
우리가 내려왔던 길을 돌아보니 막판에 경사도 높은 내리막길이
여기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붉은빛 도는 크로다 로싸를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마냥 심신이 편안했던 순간도 떠오른다
오늘 숙박하기로 한 폰티첼로 호텔에 도착했다
주차된차도 별로 없고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방은 쉽게 구하리라 생각했는데
여기도 방이 없다고 한다
역시 대중교통이 다닐수 있는 호텔이나 산장은 예약없이는 빈방 구하기가 어렵다
폰티첼로 호텔
대안책으로
내일 트레킹 코스 상에 있는 프라토 피아짜에 묵는 것도 염두에 두었기에
그 곳에 위치한 크로다 로싸 호텔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더니 거긴 있다고 한다
오늘도 꿩대신 닭이 아닌 봉황으로 호텔에 묵게 됐다
원래대로라면 폰티첼로에서 묵고 아침에 이 버스로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미리 프라토 피아짜에 가게 되는 셈이다 (30분소요)
버스 정류장에 내릴땐
이런 외진 곳에 무슨 호텔이 있을까 싶을만큼 주변이 황량했다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더 걸어 들어가니
프라토 삐아자 산장과 나란히 크로다 로싸 ( or hohe gaisl)호텔이 있다
Hohe Gaisl 호텔
크로다 로싸 앞으로 목초지에는 샤프란이 사방에 피어있다
호텔에 들어가기전 얼른 몇장 찍고 들어간다
크로다 로싸 (3,146m )
호텔 입구부터 럭셔리한 분위기...
수영장과 사우나도 구비된 곳이라
저녁먹기전 남은 시간에
남자들은 수영장 여자는 사우나를 이용한다
오늘은 어떤 메뉴가 나올까...
샐러드 부페만 먹어도 훌륭한데
메인 요리가 하나씩 나온다니 과식이 걱정 될 판이다
여기다 하우스 와인도 곁들이면 우리에겐 연말 모임에나 먹게되는
만찬을 즐기는것 같다
아무리 비싼 페키지를 간들 이런 음식들을 맘껏 먹을수는 없다
숙소 여건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우리가 쓰는 비용은 그 페키지의 반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니
가성비 갑인 셈이다
산장대신 가성비 좋은 호텔에서
날마다 저녁은 축제의 밤으로 이어진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가 되는 그런
저녁식사와 잠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이쯤되다보니 우리가 트레킹 온 사람들 맞나 싶다
돌로미테(6)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