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5. 5. 14
위치 : 경북 영주시 단산면, 부석면
산행코스 : 오전리 생달 -늦은목이 - 갈곶산 - 마구령 - 미네치 - 고치령 - 좌석리
총거리 21.6km (누계:389.2km) / 대간거리 : 13.9km (누계 : 294.8km) / 접속거리 : 7.7km (94.4km)
소요시간 : 6시간 30분 (고치령~좌석리 트럭이용)
오늘은
지난번 갈곶산에서 끊긴 대간길을 이어가기 위해 생달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구간도 산세와 조망이 기억에 남을만한게 없었는데 이번 구간도 그 연장선인것 같다
파릇한 숲길과 고도차가 크지않는 작은봉들을 통과하는 전형적인 육산길이다
그러니 몸이 크게 고달프진 않을것 같다
요즘은 마을버스가 시골마을 구석구석 다 들어오니
이곳 생달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정류장 설치물도 세월따라 현대화되고잇는것 같다
백두대간을 하지 않았다면 평생에 이런 오지의 시골길을 언제 걸어보겠는가
상운사 갈림길에서 먼저간 일행들 일부는 우측으로 한창 진행중에
상운사 방향(좌측)으로 방향을 돌리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모처럼 시간좀 벌어보겠다고 초장부터 서둘렀더니 올라간길 다 까먹고 다시 내려온다
갈림길에서 상운사방향으로 !!
주목산장을 지나고
마을을 지나는 포장로를 따라 걷는것은 늦은목이/선달산을 가르키는 이정목에서 멈추고
숲길로 진입한다
연두에서 연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을 본다
오감중 하나만 충족되어도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것을....
더이상 진해지지않고 여름내내 이정도에서만 머물러주었으면 좋겠다
늦은목이 아래 50m 지점에 있는 약수터
선달산과 갈곶산 사이의 안부 늦은목이를 지난다
늦은목이를 지나면서 산철쭉이 곳곳에 화사하게 피어있다
마알간 연분홍이 연초록 이파리들과 함께 돋아나있으니 보는 마음도 청정해지는듯하다
꽃은 커도 손끝만 닿아도 툭하고 맥없이 떨어지는게 산철쭉이다
지난구간과 이어지는 지점에서 접속거리 끝, 갈곶산에서 다시 대간길이 이어진다
늘 접속거리는 공짜품 팔은 기분이다
오늘 등로에는 각시붓꽃이 절정을 보인다
모습도 다양하고 무더기모델도 많은데
구슬이 서말이면 뭐하겠나 꿰지못하면 보배가 아닌것을....
가던길 멈추기는 앞선 일행들의 발걸음이 너무 빨라 그저 쫒느라 바쁘기만하다
아무런 치장없이도 그저 연초록의 상큼란 기운만으로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숲길이다
가는잎그늘사초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도 대간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풍경이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릴들으니 부추를 닮아서인지
저걸 뜯어다 김치를 담고 싶어진다는 말도 들려온다 ㅎ
이 구간에는 다양한 풀꽃은 없어도 각시붓꽃은 지천이고 간간이
홀아비꽃대와 구슬봉이,벌깨덩굴이 눈에띈다
894m 헬기장에서 바라본 1057m봉
마구령은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에서 서쪽부석면 남대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마을사람들은 '메기재'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승용차도 오갈수 있을정로 노면 상태는 양호하다
마구령에서 고치령까지는 8km,
고치령에서 다시 좌석리로 하산하려면 아직 상당한 거리가 남았다
마구령에서 다시 대간 길을 이어가자면 완만한 오름길로 시작해서
크고작은 오름길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8km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니 등로는 수더분해도 뒷심이 있어야 가는 거리다
각시붓꽃 모여사는곳에 홀아비꽃대 하나가 비집고 들어서있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니 또다른 헬기장인 1097m봉에 다다른다
이곳엔 3등삼각점이 있다
족두리풀 종류도 찾아보니 여러가지다
어느산이든 족두리풀은 흔히 볼수 있지만
꽃잎끝이 휘어진족두리풀은 처음 접한다
뿔족두리풀
홀아비꽃대도 대체적으로 피어있는 양상을 보면 홀로 있지 않고
무리를 짓는다
4장의 꽃받침이 활짝 벌어진상태보다 꽃을 감싸고있는 모습이 더 이쁜것 같다
활짝벌어졌으니 며칠을 못가고 꽃은 흔적없이 사라질것이다
홀아비꽃대
우산나물 군락지에도 홀아비와 각시들이 모여산다
산세도 튀는게없고 조망이 없는 대신 그냥 스쳐지나는 작은것에도 눈길이 간다
그러니 자연과 누리는 시간들은 버릴게 없다
수많은 분홍빛 철쭉군락에도 예외는 있어 흰철쭉이
한번정도는 선을 보여준다
출입금지 안내판을 지나
미내치가 어느지점일까 유심히 찾았는데 이정목이 따로 설치된것이 없어
그냥 지나친다
귀가해서 오래전 다녀온 산기를 보니
그때는 있었던 이정목을 찍은것이 있어 올려본다
미내치를 지나와 자개봉 갈림길을 거쳐 한번 더 헬기장을 만나고 나면
곧이어 고치령에 도착한다
비교적 넓은 공터가 마련된
백두대간의 고갯마루인 고치령은 한많은 역사가 깃든 장소이기도하다
어린 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된 단종과 그의 복위를 꾀하던 금성대군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순흥에 위리안치된 금성대군은 순흥의 군관민과 단종의 복위운동을 추진하게된다
금성대군이 밀사들을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에게 보내면서 넘나들었던 고개가 바로 고치령이다
나중에는 거사가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고 마는데
사람들은 소백과 태백 사이의 양백지간에 산신각을 짓고 혼령이라도 금성대군과 단종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옛 사람들은 영월에서 죽은 단종을 태백산 신령이라믿고
순흥으로 유배되었다가 안동에서 죽은 금성대군을 소백산 신령이라 믿었다
그 옛날 보부상들은 고치령을 넘나들며 이 산신각에 들러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
요즘도 영주인들은 정월 열 나흗날이면 그들의 혼백이라도
한을 달래주고자 어김없이 산신제를 지내고있다고한다
고치령에서 트럭을 타고 내려온 좌석리
한많은 단종애사가 깃든 고치령에서 하산종료지점인 좌석리까지는 4.6km,
대간길이 아닌 접속거리니
혹시라도 많이 지친 상태라 더 못걸을것 같으면 마을 이장님 트럭을 부르겠다했는데
이장님 이미 고치령에 차를 대고 기다린다니 못이기는척하고 일행대부분은 트럭으로 오른다
대장님이 고치령 임박해서 회원들 상황을 보고 전화를 하면 오시라했다는데
막무가내로 오시는건 뭐람...
이장님은 대간꾼들을 이런식으로 자주 태워보셨는지
사람들 태우는 일에 익숙해보인다 (비용은 3만)
그래도 끝까지 도보를 고집하며 시골길을 살피며 내려왔던
몇사람들은 트럭을 타면 볼수 없었던 풍경들을 보았을것이고
그 느낌 또한 각별했으리란 생각을 한다
사진 찍는일에 몰두하다보니 찍을게 없을거란 생각이 들면 걷는일에 꾀가 나는 요즘
길을 걸으며 느끼는 생각이나 느낌들을 잊고 사는건 아닌지
작은 반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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