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장안산

산과 여행/전라도

by 여정(旅程) 2006. 11. 20. 18:33

본문

 

 

산행일자 : 2006.11.19

 

위치:전북 장수군 장수읍 계남면.번암면 경계

 

산행코스 : 괴목리 -무령고개 1km 지점안부 - 능선 - 억새밭 -정상 - 중봉 - 하봉 - 어치재

                -범연동 -장수군 장수읍 덕산리 (12.5km, 5시간 30분 )

 

 

 

 

忘憂를 위한 산행

 

 

새벽녘에 일으키는 몸은 천근으로 무디지만  신경은 칼날처럼 벼려있어

엇박자를 이루는 몸을 추스리기가 어렵다

이른 새벽 공기는 그리 차지 않은데 마음은 좀처럼 데워지지 않으니

체감온도는 낮게 느껴진다

냉정과 침묵으로도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이 있다

아무리 꼬리를 잘라내도 다시 꿈틀대는 도마뱀 같은 상념들이 있다

 

오래전 나뭇가지에 묶어둔 빛바랜 표지기를 따라 길을 찾는다

나도 그 곁에 마음의 끈 하나 매달고 싶다

여기서 이렇게 망우의 길을 찾아 걸었노라고 표시해두고 싶다

 

어울리는듯 홀로 떨어져 종일 산길을 걷는다

내안을 수시로 들락이며 수심을 만들어가는 생각들을 버리려면 걷고 또 걸어야하는듯.

장안산 억새밭에선 그야말로 만추의 햇살이 부서져 눈부셨지만

내 안에 것은 여전히 어둡고  딱딱하기만 하다

남모르게 긴 한숨을 헛기침처럼 토해놓고 산비탈을 치올라 간다

가을 숲 그 안온한 곳으로 깊숙이 나를 묻고 싶어서다

 

사람들,발목까지 쌓인 낙엽을 헤쳐가며 옛노래를 흥얼거릴때

내가 들은건 노래가 아닌 떠도는 바람소리 였다

내가 돌모래 같은 밥을 꾸역꾸역 밀어 넣었을때도

생각은 가시처럼 얹혀 식도를 찌를것만 같았다

삼키지 못한 밥을 곱씹으며 한 국자 뜨거운 라면 국물로

빈속을 데운다

 

그래도 떠나오길 잘한 일이다

산에 오면 사람들이 선해보여 마음 편하다

그저 너나없이 산벗이 되어주어 좋다

어리석은 상념으로 자신이 다칠일도 없으며 남을 해할일도 없다

그러니 망우를 찾아 따나는길, 산행에 마음을 팔아 중독이 되어도

좋을일이다.

 

 

 

 

 

 

 

 

 

 

 

 

 

 

 

 

 

 

 

 

 

 

 

 

 

 

 

 

 

 

 

 

 

 

 

 

 

 

 

 

 

 

 

 

 

 

 

 

 

 

 

 

 

 

 

 

 

 

 

 

 

 

 

 

 

 

 

 

 

 

 

 

 

  

 

 

 

 

 

 

'산과 여행 > 전라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출산  (0) 2007.03.19
무등산  (0) 2007.01.24
지리산 노고단 ~뱀사골  (0) 2006.08.14
지리산 삼신봉 ~ 쌍계사  (0) 2006.08.14
지리산 삼신봉/외삼신봉  (0) 2006.07.3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