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云南省,윈난성)
여행기간 : 2017. 3. 3 ~ 3. 14 (11박 12일)
7일차.....호도협 (나시객잔 ~ 차마객잔)
오늘부터 이틀간은 운남을 찾은 가장 큰 이유가 되는
호도협 트레킹을 하게된다
이번여행의 메인인만큼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이다
호도협은 페루 마추픽츄, 뉴질랜드 밀포드와 더블어
세계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옥룡설산(玉龍雪山, 5,596m)과
합파설산(哈巴雪山, 5,396m)을 가르는 거대한 협곡으로,
금사강(金沙江)이 흐르는 16km의 장관이 펼쳐지는곳...
실크로드보다 200년 앞선 오래된 역사를 가진 마방(馬幇)이
보이차를 싣고 지나갔던 차마고도는 중국 서남부 운남, 사천에서 티벳을 넘어
네팔,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여 km의 장대한 교역로였다
호도협이란 이름은 옛날 사냥꾼에게 쫒기던 호랑이가
뛰어넘었던 협곡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강 숙소에서 2시간 남짓 버스로 이동하여
호도협 트래킹의 들머리인 교두(橋頭-차우토우)에 도착한다
호도협의 28밴드 구간을 지나려면 여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
버스가 정차하는 마을입구에서 호도협 입장료를 받는다 (65위안)
원래는 꼬불꼬불한 오지의 비포장 길이
포장길로 바뀌었다
쉴새없이 인근의 채석장 작업차가 드나들어 걸어가는데 먼지가 엄청 날린다
차마고도 옛길을 상상했던터라 이렇게 가는길이 맞는가 싶기도 하다
나시족 가옥 텃밭에는 유채가 만발하여
호도협을 찾는 객들을 반기고 있다
포장로를 걷는 불편한 마음도 잠시 환해진것 같다
30여분동안 이런 길을 걸었던것 같다
다큐 '차마고도'에 나왔던 마방이 다녔다던 길은 언제 나오려나...
말을 타라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만난다
200위안을 내고 타고 가라지만
비싼듯도 하고 잠깐 체험이면 모를까 고대하던 차마고도를 걷는일인데
말을 타고 객잔까지 타고 가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같은 길을 가야할 사람들이니 가면서도
계속 타라고 한다
포장길이 끝나고 옛 차마고도 길로 진입한다
얼마나 와보고 싶어했던 곳이던가
옮겨가는 발걸음 설레인다
그런데 호도협 주변은 곳곳이 채석장인듯 작업장이고
진사강물에 거기서 흘러내린 토사로
함께흘러가는것 같다
호도협은 해발 고도가 크게 높은 편은 아니어서
천천히 올라가면 걷는데 부담스럽지 않다
아직 봄이 완연하지 않아 그런지
한눈에 봐도 척박하고 메마른 땅처럼 보인다
중호도협으로 가고 있다는 이정표이다
차마고도가 아닌 순전히 개발 목적으로 만들어놓은 길이 곳곳에서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쉼터인가 했더니...
빈 물병과 캔이 나뒹굴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 트레킹족들이 많이 다녀가는 곳이니
있을수 있는 일이지만
오래 방치한것 같은데 치워야하지 않을까싶다
입구에서 받는 입장료도 있고말이다
나는 호도협에 오니 이제사 살것 같은데
산행을 안한다는 일행들은 한참 뒤에 처져있다
간이 매점이 있다
주인이 쉬고 가라는데
이 양반 줄담배를 피니 앉아있을수가 없다
중국에서 담배피는 사람은 너무 자유롭다
화장실을 가도 음식점을 가도 심지어는 엘리베이터를 타도
눈치볼것 없이 자유롭게 핀다
구비구비 돌아가는 진사강은 나중에 장강으로 합류하게 된다
제일 가까이서 잘 보여야 할 옥룡설산에는
구름이 가득 덮고 있다
나시족 마을..나시객잔이 있는곳이다
나시객잔
객잔이란 차마고도의 쉼터이자
숙박도 가능한 산장 같은 곳이라 보면 된다
우리나라 산장과는 달리 욕실과 침대가 딸린 방들이 있다
음식도 팔고 있어 먹을수 있는데
이곳에서 일행은 밥과 음식을 한 가지시키고 가져온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나시객잔의 대표적 풍경이
매달아놓은 옥수수다
객잔의 주인들은 친절한 편이어서
미소로 손님들을 대하고
통하지 않는 말인데도 가급적 들어주려하는 모습이다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는 신라면을 끓여 먹고
충분히 쉬었으니 차마객잔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몇년이 흘러간 뒤 저 아래의 모습은 또 어떠할까..
조금씩 호도협이 개발로 잠식되어지진 않을까 우려도 생긴다
28밴드라고 하는 꼬불꼬불 돌아가는 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28번이나 휘감고 오른다는 길이다
높이 오르는게 아니고 구간이 짧아 말이 28밴드지
실상은 크게 무리가 가는 구간은 아니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길이 차마고도를 연상시키는 길 같다
차마고도를 가면서 옥룡설산은 계속 이렇게 마주하게된다
차마고도의 날씨는 바람이 불어 약간 쌀쌀한데
영춘화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것 같다
한국에선 잘 안만나지던 꽃을 여기에서 보게된다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은
저 아래 협곡건너편으로 나 있는 길이다
보통 저 길은 선답자의 기록을 찾을수가 없던데
코스가 궁금하다
오늘 일정의 종착지점인 차마객잔이 있는
산간마을이 보인다
땔감을 구해오다 쉬고 있는 현지인들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일박을 하게된다
옥룡설산을 앞에두고 하룻밤을 잔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
시작부터 몇시간을 걸어왔어도 계속 같은 모습이니 얼마나 웅장한 산인가...
날씨가 흐려 쨍한 모습은 내내 못봤지만
얼마나 높고 큰산인지는 짐작이 간다
차마객잔에 오니 여긴 한국사람들 일색이다
중국전문 여행사인 혜초에서 단체로 사람들이 많이 왔다
호도협의 인기를 실감하겠다
식당 위는 옥룡설산 전망대
차마객잔에 오면 오골계를 주문하는게 단골 메뉴인것 같다
김치도 함께 나온다
일반닭은 자주 먹어봤지만 오골계는 처음 먹어본다
거무스름한게 비주얼은 별로 지만
먹을만했다
오골계 만찬으로 저녁을 먹고
죽이나오는가 싶더니 죽은
내일 아침에 아침으로 나온다고 한다
해는 졌지만 전망대에 올라가 옥룡설산을 보며 커피 한잔 하고 싶었는데
찬바람이 강해서 있을수가 없다
일행들 여행시작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은 술자리,
오늘도 예외는 아니겠고
한번쯤은 저녁에 커피타임이 있을까 싶었는데
오로지 술파티만한다
체력들 정말 대단들 하다
술 먹을 사람들은 남고 나는 일찍 숙소에 든다
차마고도에 이런 숙박 시설도 들어서고
이러다 나중에 호텔까지 들어서게 될날도 조만간 오지 않을까싶다
어설프지만 여기가 차마고도라는걸 감안하면
대단히 편한 잠자리가 제공되는거다
침대에는 전기장판까지 있어 옥룡설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도 아랑곳없이
따뜻하게 잘수 있다
오늘은 꿈에 그리던 호도협에 와서 그런가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와이파이가 되다말다 하지만
객잔에서 스마트폰까지
갖고 놀수 있는 문명의 이기가 참으로 대단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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