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6.07.23
위치 :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산행코스 : 청계저수지 - 청계산- 큰골계곡 - 원점회귀
폭우에 길 사라지고...
청계저수지를 기점으로 정상에 오르기 시작, 계곡을 따라 가려던 것이었는데
며칠전 큰비로 쓰러진 나무에 길이 덮이거나 무너져내려 정확한길을 찾기 어려워
길을 개척하면서 올라가는 상황이 됐다
우리일행은 간간히 나침판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산대장인 등불님이 이끄는대로
숲속탐험대처럼 거친 숲길을 헤쳐나간다
과천에 있는 청계산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산세가 깊고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하는곳이다
거의 햇볕을 볼수 없는 울창한 숲속에다 길까지 뚜렷하지 않으니 길을 잃을수도 있을것 같다
노출된 팔이며 다리는 풀날에 스쳐 쓰라리기까지 한다
안내판에 있는 등산로의 큰 지명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길을 잘못들어 부근의 작은 능선을
타고 가다보니 청계산 정상(시루봉)은 밟았으되 하산시기가 조금 빠른듯도 했다
청계산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들이다
야생 동,식물의 천국
청계산은 자연생태보전지역인만큼 지역적으로 식물 생육에 적합한 조건을 지녔기에
식생이 다양해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다른 산보다 많은것이 특징이다
한눈에 봐도 사람들의 발길이 흔치는 않은것 같고 거의 훼손되지 않은채로
자연생태가 보전되어 있다
자생동물을 보진 못했지만 자료를보니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가 서식하는곳이기도 하단다
참나무숲 울창한 숲길 여기저기엔 야생화도 많이 피어있다
특히 산수국과 양치류 군락지가 인상적이다
활짝 피기전엔 조팝처럼 자잘하게 모여있다 하나씩 꽃잎을 터트리니
우리가 보지 못하는 여름날의 시간들은 이곳에서 이리도 아름다운
생명을 피워내고 있었나보다
푸른빛, 보라빛, 분홍빛 산수국을 욕심껏 카메라에 담아왔으면 좋을일을 그나마
없는길 찾아 가느라 몇장 찍을틈도 없이 함부로 우거진 나뭇가지만 연신 헤치고 내려온다
산수국(보라)
며느리밥풀
청계산 정상에 있는 청계산의 유래
돌양지
동자꽃
산꿩의다리
산수국(분홍)
청계산 정상을 밟고 조금 내려오다 만난 이정표다
여기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올라가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큰골계곡으로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강씨봉은 그럼 언제 가려고.. 8킬로를 더 간다는건 시간상으로 무리일듯도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서 하산해도 좋을법한데 다들 점심전이라 더갈 의욕이 부족한 탓이리라
빨리 계곡물에 흘린땀을 씻고 맛난 점심을 먹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산수국(청)
큰골계곡을 따라오면서 3킬로의 길이 온통 원시림 같았다
늘어진 나뭇가지를 칼로 쳐 내는가하면 굵은 나무들이 쓰러져 누워있어 우회도 하고
한사람도 못지날만큼 나무들이 우거져 얼굴까지 나뭇잎이 쓸려가고 곳곳에 거미줄이
연신 몸에 감기는 상황이 계속된다
계곡이라했지만 한참동안 물소리가 안들려 첫 물줄기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그대로 앉아 점심을 하고 하산하는데 진짜 숨겨진 계곡의 비경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아주 조금만 더 내려와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깊어 그 맑은 물을 두고
그냥 내려오기가 아깝기까지 하다
하긴 물이 어찌나 찬지 얼음물 같아 손발이 시려울 정도였으니
세족을 하든 알탕을 하든 오래는 못했을것이다
햇볕이 전혀 안드는 음지에 공기도 차갑고 습지대라 더욱 물이 차가운것 같다
머리 속까지 전해지는 찬 계곡물의 짜릿함이 이 순간에도 느껴진다
사람도 우리팀말고는 거의 없는데다 작은 소를 이룬 계곡물에 온몸을 담궈보고 싶은
마음을 내내 누르고 하산하니두고온 마지막 폭포수는 여름내 기억 속에서 맴돌것만 같다
폭포수에 물안마라도 받으면 엄청 개운해질것 같다
그곳에 갔으면 가본자의 특권으로 모든걸 다 누리고 와야 하는데
여러가지 제약들이 많음이라
마음만 있을뿐 행동은 늘 멀리에 있어 여운만 남았으니 청계의 계곡을 어찌
잊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