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2. 7. 2
위치 ;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산행코스 : 큰넓고개 - 작은넓고개 - 죽엽산 - 비득재 - 노고산 - 다름고개 - 귀락터널 - 축석령
며칠전 수원산 구간을 통과하고 정맥 잇기에 탄력이 붙은것 같다
그 정도라면 만만해 보이기도 한터라 다시 그 여세를 몰아 3일후 다시 정맥 길 잇기에 나선다
이제 오늘 구간만 걷고나면 포천 내의 산들을 벗어나게 된다
오늘은 축석삼거리 검문소를 거점으로 삼아 차를 주차하고 그곳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큰넓고개로 이동할 계획이다
주차는 축석휴게소 외진곳에 적당히 해두고 범바위가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축석검문소 맞은편 버스정류장)
축석고개 삼거리
버스 정류장옆에 큰 바위 하나가 있어 사연을 읽어보니
'축석령(祝石嶺)이란 유래가 담긴 바위라 지명도 읽힐겸 옮겨본다
범바위(효자바위) 전설
포천읍 어룡리에 부사를 지낸 오백주라는 사람이 어느해 벼슬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있는데
부친께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와 의원의 처방을 받게했으나 효험이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스님이 그 병에는 생삼과 석청을 복용하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 시기가 한 겨울 이었으나 효심이 지극한 오백주는 석청을 구하러 산 속으로 들어가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던중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길을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갔더니 지금의 축석령에 도착하였다.
주위를 살펴보니 큰 바위위에 석청이 있는것은 발견하였지만
도저히 올라 갈 수가 없어 그 바위 밑에서 빌었다.
신기하게도 그 때 석청이 흘러나와 오백주는 무사히 석청과 생삼을 구해 부친의 병을 고쳤다
이런 연유로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범바위(효자바위)라 불렀다.
또 바위에 빌었다 하여 이곳의 지명을 祝石嶺 이라 불리게 된것이다
이사실을 전해 들은 조정에서는 오백주에게 효자 정문을 내려 효심을 후세에 전하게 하였고
범바위(포천시 향토유적 제40호)를 1994년 3월9일 호국로 공원으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범바위
이번구간도 도로에 의해 끊어진 정맥을 잇기 위해 큰넓고개에서 87번 도로를 횡단해야하는 길이다
통행 차량수는 적어도 중앙에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고 속도가 빨라 막무가내로 넘어가긴 위험한 도로다
기록을 보면 많은 산꾼들이 무단횡단을 한다지만 교통법 준수라기보단 소심해서도 주저하게되는 곳이다
33번 버스가 큰넓고개로 가기 직전 우금1리에서 내리면 중앙가드레일이 없는 도로가에 정차하게 된다
이곳에서 건너면 조금 거슬러 올라가긴 하지만 좀더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할수 있다
87번 도로 횡단후 산길 진입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중이다
터널을 지나면 바로 주유소 맞은편 우측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바로 건너지 않고 조금 밑에서 건너 걸어와야하는 수고는 있지만
차들이 쌩쌩 달릴땐 이곳을 넘나드는게 쉽지 않으니 발품이 아깝지 않다
주유소 맞은편 산길 진입로 위치
지난번 육사생도 참전비에서 이쪽 묘지를 건너다봤는데 오늘은 그 반대편을 마주하고 있다
원 안의 것이 육사생도 참전비고 그 아래가 87번도로 큰넓고개이다
뒤로는 수원산에서 국사봉을 거쳐 큰넓고개까지 이어지는 능선이다
오늘도 순탄한 길이니 걱정 마소...치유의 숲이 따로 있겠는가
洗心의 숲이요, 내 마음 속 샹그릴라는 멀리 있지 않은데...
수를 다하고 저렇게 정갈하고 안온한 곳에서 누워 있는 망자라면 영혼도 편안하리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편한 길로 죽엽산까지 4.32km는 놀며쉬며가도 금방 도달할듯...
저기가 죽엽산 정상? 601봉?
죽엽산의 터가 명당인지 묘지가 엄청나다
산 전체에 걸쳐 곳곳에 잘 관리된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산행 시작한지 얼마 안돼 작은넓고개 임도가 보인다
작은넓고개 임도에는 '관동사'라는 절이 있고 다시 곧바로 능선에 진입하게 된다
작은넓고개를 지나면 앞이 탁 트인 조망에 발걸음이 멈춰선다
며칠전 넘어왔던 능선도 전부 드러나 보인다
육산길 심심한듯 하니 육즁한 바위도 하나 박혀 있고..
철탑뒤로 보이는 죽엽산 정상
출입통제 안내문이 있지만 정맥꾼들이 수시로 드나드는걸 보면 무조건적 통제를 위한 통제는 아닌가 싶다
다만 훼손되지 않게 조용히 다녀가라는 차원에서 세워둔 것이리라
잣나무 조림지가 상당히 넓고 길게 늘어서 있어 상쾌함과 여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비박을 해도 몸이 좋아질것 같은 숲이다
산사람에게도 명당터 인듯하다
소삼각점 (601봉)
죽엽산 정상에 이르렀지만
표지석은 물론 코팅한 이름표도 없는 정상부엔 산악회 리본조차 매달려 있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도 잇을수 있겠다
차라리 소삼각점을 이곳에 두면 표시라도 될텐데...
죽엽산 정상
죽엽산 정상에서 적송지대가 있는 내림길로 내려오다보니 용암산이 보인다
뒤로는 수락산도 희미하게 보이고..
이렇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 소나무는 무슨 운명일까
적송지대
적송지대가 끝나면 잠시 임도를 거치고...
다시 노고산이 보이는 115번 철탑에 닿는다
이후 길이 잠시 헷갈릴수도 있게 아리송 하게 되어있다
대략 낡은 경고문이 있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약간 오르듯 방향을 잡아야 한다
넓은 전주 이씨 묘소에 올라 지나온 115번 철탑과 죽엽산을 바라본다
가야할 노고산도 바라보는데 이후 갈림길에서 다소 혼동을 하게 되니 길 주의를 해야한다
다시 철탑이 보이는 곳으로...
이곳에선 철탑아래로 바로 통과 해야한다
약간 헷갈리면서 길을 찾아오다보니 383번 도로상의 비득재에 내려선다
점심을 여기서 해결할껄 ......
다시 노고산을 향해 길을 잇는다
누군가 친절하게 미니 나무계단도 설치해뒀다
노고산은 옛산성인 고모산성터을 증명이라도 하듯 등로에 돌들이 눈에 띈다
TV중계탑이 서 있는 노고산 정상은 고모산성이 있던 곳이라 고모산이라고도 불린다
노고산 정상
혹시나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온 다음날이라 날씨가 맑을까해서 백미리 마크로 렌즈를 가져와봤는데
쓸일이 없다가 심심해서 소나무가 잘려나간 곳에 렌즈를 들이대봤다
수액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조용히 짝짓기를 즐기고 있는 메뚜기 한쌍도 포착..
똑딱이로는 잡을수 없는 거리에서도 비교적 잘 잡힌다
다시 디카모드로 바꿔서 남은 길을 이어나가려는데 양갈래 길이다
리본이 딱 한개만 보이고 이후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길이지만
고모산성 안내판 앞에서 좌측길로 접어들었는데 맞는길이었다
노고산만 내려서면 봉우리는 없을줄 알았는데 저기 앞에 무명봉 하나가 더 있다
묘지를 지나 좁은 포장도로를 횡단해서 등로로 진입한다
이후 넓은 천주교 묘지가 나오고 따로 등로는 없이 묘지위를 오가며 통과하게 된다
이곳에 조상을 모신 자손들이 알면 과히 좋아하지 않을 상황이다
지나온 죽엽산과 노고산
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군부대가 나타나면 철조망을 따르지 않고 리본이 지시하는 대로 숲길을 따르다
이내 철조망길을 따라가게 된다
계속 이어지는 철조망 길은 풀이 무성하고 부대안의 개들이 심하게 짖어대는 통에
지나가는 사정은 좋질 않다
길은 다시 다름고개에서 98번 도로를 건너 '삐노꼴레'라는 레스토랑 입간판에서 축석고개 방면 좌측으로 이어진다
다름고개에서 능선을 버리고 그냥 도로를 타면10분 정도면 축석고개에 닿을수 있다고는 하는데...
일단 체력과 시간이 여유로우니 능선길을 택한다
진입로 전방에 '농원밥상' 간판이 보임
길이 초반엔 쉽게 보이던것이 점점 리본도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잘 안다닌듯한 정리가 안된 숲길로 접어든다
곳곳에 나무가 쓰러져 있어 길을 막고...
절개지 부근으로 떨어지더니 갑자기 길 찾기가 막막하다
귀락터널 위를 건너야하는데 어디로 진입해야할지 전혀 알수가 없다
무조건 윗능선을 타야하니 리본지시는 없지만 올라붙는다
긴가민가 숲을 헤치다보니 귀락터널 위 생태이동통로인듯한 곳에 이르렀고
그때부터 다시 리본이 등장한다
겨울이면 이런 엉킨 잡풀들이 없을테니 앞이 보일텐데 이 근방에서 잠시 우왕좌왕 하게된다
리본들이 한꺼번에 매달려 있는 귀락터널 날머리 입구 맞은편엔 'For You' 모텔이 있고
이곳에서 도로를 끼고 더 산길로 이어지거나 모텔쪽으로 나가서 축석삼거리까지 걸어간다
막판에 길이 좀 헷갈리긴 했지만 무난히 한구간을 마쳤다
다음 구간은 축석고개 삼거리에서 축석교회 뒷편으로 길이 이어지는것 같다
이제 포천시를 벗어나 의정부 ,양주, 고양방면에서 남은 길을 걸어야한다
길은 쉽겠지만 도로를 건너고 마을을 지나고 복잡한 코스가 남아있으니 좀더 길 정보를 확실히 해둬야겠다
이제 한북정맥 반을 넘어섰나보다
지난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길의 중간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려본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
지나온 길이 있어 뿌듯하고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 있기에 길 위에서 찾을 행복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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